▲서울혁신파크에 입주 예정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희훈
7월 2일부터 서울혁신파크(아래 혁신파크)에는 작은 병원이 하나 생겼다.
그런데 운영 방식이 독특하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협동조합에 5만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야하고, 매월 1만 원의 이용료도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물론 다른 병원들처럼 불쑥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이 병원 특유의 '주치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 밟아야하는 절차가 그렇다는 얘기다.
병원의 정식 명칭은 '살림의원 건강혁신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아래 살림사협)이 서울 은평구에 운영하는 살림의원(구산동)의 분점인데, 우리나라 최초로 제대로 된 주치의 프로그램을 뿌리내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주치의 프로그램'은 "개인이 동네의 단골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한 뒤, 매년 일정액을 내고 진료 및 건강관리를 받도록 하는 제도"라고 정의를 내리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답변하기 곤란한 난제들이 많은 제도다. 1948년 세계 최초로 국가의료보장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가장 오랜 노하우를 쌓은 영국과 21세기에 들어와서야 비슷한 취지의 제도를 도입한 의료선진국들(호주, 오스트리아, 핀란드,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 제외)이 동일한 의미의 주치의 제도를 운용하는지도 의문스러울 정도로 국가별 전개 과정도 복잡하다.
그러나 '환자를 잘 아는' 주치의들의 활약에 따라서는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의료서비스의 무게중심이 바뀌게 되니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과잉진료' 현상을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자그마한 병치레에도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들이 전국에서 몰려온 환자들로 터져나가는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의료계에서는 '1차 의료기관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얘기한다. 이 또한 '환자들이 믿고 찾는' 주치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