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가계 여윳돈... 보험·연금 해지, 은행 대출 늘어

한국은행, 1분기 자금순환동향 발표... "주택투자 늘어난 영향"

등록 2018.07.04 17:18수정 2018.07.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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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연합뉴스

올해 1분기 동안 가계의 여윳돈이 지난 9년 평균 수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4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발생한 우리나라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7조 3000억 원이다. 가계와 비영리단체, 기업, 정부 등이 저축하거나 주식에 투자한 돈이 은행 등에서 대출한 돈보다 약 17조 원 많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6조 2000억 원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가계 여윳돈 작년보단 늘었지만 평균보다 9조 원 가량 줄어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여윳돈은 16조 9000억 원으로 작년 1분기 14조원보다 늘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은행이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의 평균 순자금운용 규모(25조 9000억 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박동준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2009~2017년 평균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9만8000호였는데, 올해 1분기에는 23만3000호였다"며 "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보통 매년 1분기에는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가 증가하는데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금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의 규모는 22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8조 원)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로 빌린 돈은 7조 원에서 6조 1000억 원으로 축소됐지만, 장기적으로 빌린 돈은 14조 7000억원 으로 작년보다 4조3 000억 원 확대됐다.

또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예금, 주식 등으로 굴리는 자금운용 규모는 올해 1분기 39조 6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금융회사에 넣어둔 예금 규모는 26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0조 2000억 원보다 늘었고, 지분증권·투자펀드 규모는 3조 6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 6000억 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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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보험·연금 10조 원 가량 줄어... 기업 여윳돈도 전보다 감소

반면 보험, 연금 등을 해지한 가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보험 및 연금준비금 규모는 8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조 원보다 10조 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처럼 지난해 1분기보다는 여윳돈이 늘어난 가계·비영리단체와 달리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나빠졌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9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 8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는 등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조달을 크게 늘린 영향이라는 것이 한국은행 쪽 설명이다.

또 일반정부의 경우 여윳돈 규모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7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1000억 원 늘었다.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이 크게 줄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28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35조 6000억 원에 비해 줄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굴리는 예금 등의 규모도 42조 원에서 36조 3000억 원으로 줄었는데, 채권 투자가 2조 7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3조 원 감소하고, 증권투자는 약 3조 원에서 -5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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