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북미 고위급 회담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전쟁 중 사망·실종된 미군의 유해 발굴·송환 작업을 논의하기 위한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의에 북측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고위급회담 뒤 '미국측은 비핵화 논의만 일방적으로 진행하려 하고 종전선언 논의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불만을 행동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전 미국측 대표단이 판문점으로 나갔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경까지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시간대까지 북측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단 이날은 북미 사이의 실무협의가 이뤄지긴 어려워졌다.
이날의 실무협의는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해 고위급회담을 했던 마이클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평양을 떠나면서 밝힌 일정이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유해송환 실무협의 계획을 밝히면서 "7월 12일, 하루나 이틀 옮겨질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고위급회담 당시 유해송환 실무협의 일정을 명확히 약속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후속 일정이 상호 명시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이후 대화 채널을 통해 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미국측이 판문점에서 북측을 기다렸다는 것은 북미 사이에 이번 실무협의 개최 여부에 대해 아무런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유해송환 실무협의는 몰론 고위급회담 뒤 폼페이오 장관이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던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실무협의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이 고위급회담 뒤 밝힌 양측 합의 사항과 관련해 북측이 후속 대화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고위급회담에 대한 반발로 추측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떠난 몇 시간 뒤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미국측의 태도를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담화는 미국측의 비핵화 요구를 "강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유해 발굴·송환은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4번으로 명기된 합의사항이다. 2번 합의사항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련 논의를 진행시키지 않는다면 4번 합의는 물론 3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 관련 논의도 진행시키기 어렵다는 뜻을 이날의 실무협의 불참을 통해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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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송환 실무협의에 북측 불참, "강도적 협상"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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