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고양시 공무원이 통발에서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함께 잡힌 물고기를 인근 하천에 풀어줬지만, 수량이 부족하고 날이 뜨거워 통발에서 이미 폐사한 상태였다.
고양신문
이런 민원이 며칠간 지속됐지만 시 관계자들은 황소개구리 잡는 데만 혈안이 돼서 물을 다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취재가 시작된 18일, 고양시 환경보호팀장은 "내일(19일)은 남아 있는 물을 더 빼고 통발을 설치해 황소개구리(올챙이)를 잡을 계획"이라고까지 말하며, 물빼기 작업 이후 황소개구리 올챙이들을 많이 잡았다는 식의 설명을 하는 데 치중했다. 물고기들이 많이 죽어 악취가 발생해 민원이 있지 않냐는 질문엔 "새들이 먹어서 지금은 사체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투였다.
물을 다시 채울 생각이 없었던 고양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취재 당일 급하게 양서류 전문가를 섭외해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현장을 찾은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장은 "이렇게 대대적인 물빼기 작업으로 황소개구리를 잡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방식의 작업은 수생태계를 전반적으로 망가뜨리기 때문에 토종개구리의 먹이까지 다 죽일 수 있다. 황소개구리의 포획시기와 방법 등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평수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물빼기 작업 후 2~3일간 잡은 황소개구리 성채가 3마리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이 말이 되냐?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황소개구리를 잡는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했다. 개구리 3마리 잡으려고 수많은 생명을 죽인 사건"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김훈래 신도동 주민자치위원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상식적인 선에서 일이 처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9일 현장에 모인 전문가와, 주민, 공무원들은 연못의 수생태계를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물을 다시 채우는 것이 맞다고 합의하고 곧바로 펌프를 이용해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고양시 환경보호팀장은 "황소개구리를 잡는 일에 너무 집중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는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다른 생물들도 고려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평수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항상 문제를 만들어 놓고 사후에 대책을 논하게 된다. 이런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고양시의 환경관련 정책들이 신뢰를 잃고 있다"면서 "황소개구리와 같은 생태계 교란종은 조급한 정책으로 일시에 없애겠다는 생각보다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으로 일을 처리해 가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