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을 경주 여행 코스, 눈과 입이 즐겁다

[종오정의 여름] 연꽃과 배롱꽃의 아름다운 조화

등록 2018.08.01 08:53수정 2018.08.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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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서면 연꽃이 빼곡한 연당과 배롱나무, 고풍스런 한옥, 그리고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슾이 보인다.
곁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서면 연꽃이 빼곡한 연당과 배롱나무, 고풍스런 한옥, 그리고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슾이 보인다.김숙귀

사나운 맹수처럼 달려드는 폭염에 하릴없이 무기력해져 있었다. 그런데 문득 내 눈에 들어온 한 장의 사진이 탐승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었다. 운치있는 고택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연꽃과 붉게 타오르는 배롱꽃. 그리하여 나는 뜨거운 햇살을 뚫고 경주 손곡동에 있는 종오정을 찾아갔다.

종오정은 조선 영조때의 학자 문효공 최치덕의 유적지로 경북기념물 제 85호로 지정되어 있다. 문효공은 숙종  25년에 태어나 영조 46년, 72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후학양성에 힘을 기울여 70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또한 학문연구에 몰두하여 역대시도통인(歷代詩道統引), 심경집(心經集)集) 등 많은 책을 썼다.


종오정 일원은 종오정과 귀산서사, 일성재 등 세 채의 한옥, 연당과 수령 300년의 향나무, 그리고 소나무, 배롱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그 풍경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특히 여름에는 연꽃과 배롱꽃이 만발하여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종오정 입구를 지키고 서있는 배롱나무. 7월부터 9월까지 꽃을 피우기에 사람들은 백일홍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백일홍과는 다르다.
종오정 입구를 지키고 서있는 배롱나무. 7월부터 9월까지 꽃을 피우기에 사람들은 백일홍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백일홍과는 다르다. 김숙귀

입구에 차를 세우고 나서면 연꽃이 가득한 연당과 개화의 절정을 맞은 배롱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진흙땅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의 정화력을 부처도 사랑한 게 아닐까. 배롱나무는 대부분의 꽃들이 숨을 죽이는 한여름,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과 머리를 맞대고 당당하게 피어난다.

붉은 배롱꽃을 보며 이 무시무시한 더위를 견뎌낼 힘을 조금 얻는다.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종오정에 들어선다. 나지막한 담, 대청마루, 그리고 정겨운 흙냄새... 소박하고 아담한 건물들을 이리저리 살피며 거니는 마음은 시나브로 편안하고 넉넉해진다.
    
 아름답게 피어난 연꽃으로 가득한 연당을 마당으로 들여놓은 종오정. 종오정은 앞면이 네칸, 옆면이 두칸 규모이다.
아름답게 피어난 연꽃으로 가득한 연당을 마당으로 들여놓은 종오정. 종오정은 앞면이 네칸, 옆면이 두칸 규모이다.김숙귀

 아름다운 풍광은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풍광은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느끼게 한다.김숙귀

 낮은 담과 대청마루, 그리고 흙마당....고택이 주는 예스러움과 정겨움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해준다.
낮은 담과 대청마루, 그리고 흙마당....고택이 주는 예스러움과 정겨움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해준다.김숙귀

 한여름,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과 머리를 맞대고 당당하게 피어난 붉은 배롱꽃을 보며 무시무시한 더위를 견뎌낼 힘을 조금 얻는다.
한여름,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과 머리를 맞대고 당당하게 피어난 붉은 배롱꽃을 보며 무시무시한 더위를 견뎌낼 힘을 조금 얻는다.김숙귀

 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수령 300년의 향나무도 아담하고 운치있는 정원에서는 위용을 뽐내지 않고 연꽃, 배롱꽃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수령 300년의 향나무도 아담하고 운치있는 정원에서는 위용을 뽐내지 않고 연꽃, 배롱꽃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김숙귀

종오정 구경을 마치고 대릉원 근처 해장국거리의 해장국(메밀묵을 넣은 콩나물국에 모자반을 얹어 정갈하고 담백한 맛이 좋다)이나 숙영식당의 푸짐한 보리밥, 그리고 이풍녀쌈밥으로 요기한다면 더운 여름날의 경주여행을 후회하지는 않을 듯하다.
#경주여행 #종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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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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