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 기념일, 10월 16일이냐 18일이냐?

부산 쪽 '16일', 마산 쪽 '18일' ...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18일은 연대의 날"

등록 2018.07.30 15:17수정 2018.07.30 15:17
0
원고료로 응원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저항해 일어났던 부마민주항쟁의 기념일을 며칠로 해야 할까? 10월 16일이냐 10월 18일이냐를 두고 논란이다.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 사이 부산과 마산(창원)에서 일어났다. 부산에서는 그해 10월 16일 부산대 학생들이 '유신 철폐'를 내걸고 시위하면서 시작됐고, 옛 마산에서는 이틀 뒤인 10월 18일부터 시작되었다.

부마항쟁 기념일에 대해 부산 쪽에서는 10월 16일, 창원 쪽에서는 10월 18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상조사위원회는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 위원회에서 추천하는 20여명의 후보자 중 10명에게 의뢰하여 2/3 이상이 동의하는 날짜를 부마민주항쟁 기념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창원)는 7월 30일 낸 '입장'을 통해 '10월 18일'을 제기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2013년 부마항쟁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며 "이 법을 근거로 진상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조건부로 진상조사보고서를 채택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의 위법적이고 폭력적 대응 등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많은 진실이 밝혀졌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많다"며 "하지만 진상조사위원회의 역할이 한정적이어서 이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을 만들어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정신계승작업과 더불어 진상조사와 재평가 작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a  부마민주항쟁 <자료사진>

부마민주항쟁 <자료사진> ⓒ 부산민주공원


"10월 18일은 '부산-마산 연대 항쟁의 날'"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부산과 마산에서는 국가기념일 제정을 해 나가기로 하고, 두 지역이 머리를 맞대었으나 해답을 찾지 못했다"며 "부산지역에서는 1979년 부마민주항쟁의 출발점인 10월 16일을 기념일로 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창원에서는 부산과 마산이 같이 유신에 항거한 10월 18일을 기념일로 제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10월 16일에 대해,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부마항쟁의 경우, 10월 16일은 부마항쟁이 시작된 날일 뿐만 아니라, 그 규모가 마산보다 더 큰 면이 있다는 점에서 그 뜻이 크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1960년 4월혁명의 경우, 대구 2월 28일, 대전 3월 8일, 마산 3월 15일을 모두 제쳐두고 서울의 4월 19일을 기념일로 해 왔다"고 했다.


이어 "이런 서울 중심주의는 큰 저항에 부딪혀서 최근에는 4월혁명 관련 기념일이 4월 19일 외에 3월 15일, 2월 28일 셋이나 되고, 대전 3.8까지 기념일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인 불합리한 상황이 되었다"며 "이에 유념하며, 우리는 10월 18일 항쟁의 특성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며 18일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로 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입장이다"고 했다.

10월 18일은 '부산-마산 연대 항쟁의 날'이라는 것. 기념사업회는 "10월 18일은 단순히 부산에서 시작된 반유신항쟁을 이어받아 마산에서 항쟁을 시작한 날일 뿐만 아니다. 그 날은 부산시민과 마산시민이 다른 공간, 같은 시간에 연대항쟁을 전개한 날이다"며 "16-17일은 부산항쟁일이었지만, 18-19일은 실질적으로 부산-마산항쟁일이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10월 18일은 '10월 유신선포에 연대 항쟁한 날'이라는 것. 기념사업회는 "10월 17일은 박정희 정권이 계엄령을 발동하여 10월 유신을 선포한 날이다. 그리고 1979년 10월 17일은 유신선포 기념일이며, 최초의 반유신 시민항쟁에 직면한 날이다"고 했다.

이어 "18일은 17일의 역사적 유신선포, 유신기념에 맞서서 마산 시민들이 '독재타도, 유신철폐'의 함성을 터뜨린 날이다. 이것은 18일 부산, 마산의 연대투쟁이 단순한 연대투쟁이 아니라, 17일의 유신선포 기념일에 맞서 부산, 마산시민이 유신체제에 정면 대응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 10월 18일에 '치열한 항쟁'이 잇었고 '유일한 사망자'가 있었다는 것. 기념사업회는 "18일은 부마 연대항쟁일 일뿐만 아니라, 부마항쟁의 유일한 반유신 '순교자'가 나온 의미가 있다"며 "달리 말하면 마산항쟁은 부산항쟁이 부마항쟁이 되고, 사망자까지 나옴으로써 반유신항쟁의 변곡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마산이 일어나면 정권이 바뀐다'는 '마산 신드롬 신화'는 부산과는 다른 이런 비극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우리는 10월 16일보다 10월 18일이 부마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로 더 합당하다고 강력히 주장한다"고 했다.
#부마민주항쟁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