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대는 지난 5월 영국 유튜브 스타의 '먹방'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준 뒤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은 알피 디에스(Alfie Deyes)의 먹방 장면.
Alfie Deyes
먹방이 어린이 등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히려 식욕 증가보다 '식사 대리만족' 효과가 크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도 있다.
외국에서도 유튜브 스타의 '먹방'이 어린이 식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5월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영국 리버풀대 연구팀이 영국 유명 유튜브 스타가 몸에 해로운 정크 푸드를 먹는 '먹방'을 어린이 피실험자들에게 보여주고 초콜릿, 젤리 등을 간식으로 줬더니, 동영상을 보지 않은 아이들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평균 26%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영국 인디펜던트,
'YOUTUBE STARS MIGHT BE ENCOURAGING CHILDREN TO EAT MORE CALORIES, FINDS STUDY')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인 유순집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외과 교수도 지난 1월 한 비만치료제 기자간담회에서 "먹방·쿡방이 최근 급증하는 젊은 층 비만의 큰 원인"이라면서 2016년 국제학술지 '두뇌와 인지'에 실린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에서 음식 사진을 보여준 뒤 뇌의 모습을 MRI(자기공명영상장치)로 촬영했더니 욕망과 관련된 두뇌 부위의 신진대사가 24% 증가했다는 것이다. 유순집 교수는 당시 "음식 콘텐츠 노출 시 보상중추를 자극하고 과다한 식탐을 유발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성인 시청자 대상 조사에선 먹방 시청 동기가 식욕 증가보다 오락이나 대리만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과에서 지난 2017년 4월 최근 6개월 이내 먹방 시청 경험이 있는 시청자 2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리만족'이나 '오락'이 시청 동기인 경우 시청 태도에 영향을 주지만 '식탐'은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지 연구자는 "단순하게 배고픔 때문에 음식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닌, 사회적 외로움을 달래기 위함이 아닌 먹방이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대리 만족하고 그 방송의 오락적인 면을 본다고 사료된다"고 결론내렸다.('TV 음식 프로그램 시청자의 시청동기가 시청태도, 만족도와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 '먹방' 시청자를 중심으로', 강민지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과 석사 논문)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박동숙 교수팀도 유튜브로 먹방 콘텐츠를 시청하는 20~30대 남녀 14명을 심층 인터뷰했더니, 이 가운데 9명은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고 먹방 시청을 '식사 대리만족'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들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억압을 자연스레 개인화된 부담으로 떠안고 있었으며, 그러한 억압은 이들로 하여금 음식과 식욕을 늘 절제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였다"면서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엄청난 양과 금기시된 고열량의 음식을 태연하고도 맛있게 먹어 주는 BJ를 통해 몸매 유지를 강요 하는 사회에 대리적으로 저항해 주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내가 좋아하는 먹방 BJ는요……": 먹방 시청 경험에 대한 해석적 연구, 문영은, 심지수, 박동숙, 언론과 사회, 2017년, pp.58-101)
[판단 근거 ③] 먹방도 흡연처럼 건강과의 상관관계 과학적 증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