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어린이 40명 목숨 앗아간 폭탄, 알고 보니 미국산?

미 CNN "예멘 통학버스 공격한 폭탄, 미 록히드마틴 제조"

등록 2018.08.18 16:58수정 2018.08.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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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멘 통학버스 폭격에 사용된 폭탄의 출처를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갈무리.
예멘 통학버스 폭격에 사용된 폭탄의 출처를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갈무리.CNN

예멘 어린이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우디아라비아군의 폭탄이 미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 시각) 예멘 현지 기자들, 군수 전문가들과 협력해 조사한 결과 예멘 통학버스를 폭격한 사우디군 폭탄이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500파운드(약 227㎏)짜리 MK-82 레이저 유도폭탄이라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수거한 폭탄 파편에는 록히드마틴의 일련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에 따라 인권단체들은 직접 폭격을 가한 사우디뿐 아니라 폭탄을 제공한 미국도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10월 사우디군이 예멘의 한 장례식장을 폭격해 155명을 숨지게 한 사건 직후 사우디에 정밀유도 군사 기술의 판매를 전격 금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외교수장인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이를 뒤집고 사우디에 군사 기술 판매를 재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총 1100억 달러(약 124조 원) 규모의 무기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예멘 통학버스 폭격 사건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갈무리.
예멘 통학버스 폭격 사건을 보도하는 미국 CNN 방송 갈무리.CNN

지난 8일 예멘 반군이 장악한 사다주의 한 시장에서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어린이들이 타고 있던 통학버스를 폭격해 51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 중 어린이 사망자만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우디군은 "예멘 반군의 미사일 발사대를 표적으로 한 합법적인 작전이었다"라며 "반군이 어린이를 인간 방패로 삼았다"라고 반박했다.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는 주로 미국, 영국, 프랑스로부터 무기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의 레베카 레버리치 대변인은 폭탄의 출처를 묻는 CNN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미국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과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도 국방부, 국무부, 중앙정보국에 각각 서한을 보내 예멘 내전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책임 여부를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예멘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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