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고 제사 지낸 형... 이산가족 개별상봉

[현장-이산가족 개별상봉] 3시간여 '가족끼리' 시간... 5시 단체상봉 이어져

등록 2018.08.25 14:56수정 2018.08.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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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북측 상봉단이 선물을 가득 들고 우리측 가족과 개별상봉을 위해 각 객실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북측 상봉단이 선물을 가득 들고 우리측 가족과 개별상봉을 위해 각 객실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금강산 수정봉 언저리에 무지개가 떴다. 25일 금강산호텔에서 있을 개별상봉을 기다리고 있던 남측 이산가족들이 '가을 날씨'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오전 9시 38분경 남측 가족들이 먼저 금강산호텔 객실에 들어섰다. 이날 오전 개별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한 단체상봉과 달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개별상봉과 점심 모두를 객실에서 따로 할 수 있는 것. 남측 가족들은 오전 6시부터 외금강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전 9시 55분, 한복 차림의 북측 가족들이 호텔에 들어섰다. 대부분은 한복차림이었다. 북측 보장성원이 가족들 손에 북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보인 선물을 쥐여줬다. 개인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개성고려 인삼차, 가족사진 등의 꾸러미도 손에 들렸다. 대한적십자사(한적) 직원들은 엘리베이터에 앞에서 이들 가족 한 명 한 명을 박수로 환대했다.

어머니 꼭 닮은 누나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북측 상봉단이 우리측 가족에게 전달할 선물을 들고 각 객실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북측 상봉단이 우리측 가족에게 전달할 선물을 들고 각 객실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사진공동취재단

개별상봉 두 시간 전부터 호텔 앞에 나와 누나(리근숙·84)를 기다리던 황보구용(66) 할아버지는 손에 작은 천을 들고 있었다. 10여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우리 근숙이가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꼭 알아보라"라며 "(만나면) 꼭 전해주라"라고 유품처럼 남겨준 천이다. 어머니는 누나가 북으로 가기 전 남긴 자수 천이 누렇게 바랠 때까지 품고 살았다.


어머니는 누나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한번도 이사하지 않았다. 누나의 생일이 되면 장독대에 촛불을 켜고 빌고 또 빌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눈과 코, 입부터 말투까지 담겨있는 누나가 눈 앞에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머니의 음덕으로 오늘 우리가 근숙 누님을 만나는 거 같다"라며 어머니의 사진을 챙겼다. 할아버지는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어머니의 그리움과 작은 천 한 조각을 누나 손에 쥐여줄 생각이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먼저 도착한 우리측 상봉단이 북측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 먼저 도착한 우리측 상봉단이 북측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형이 이미 세상을 뜬 줄 알고 제사를 지낸 동생도 있다. 한상엽(85) 할아버지는 형을 위한다며 형의 제사를 지내고 3일 후 이산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말을 들었다. 형이 하늘이 아니라 북한에 살아있었구나. 그런 동생에게 형은 그저 '산 사람 제사를 지내줬으니 오래 살겠다'라며 웃고 말았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가족만의 시간을 약 3시간 정도 보낸다. 이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금강산 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이어간다. 이날 저녁은 남북 이산가족이 각자 먹는다.

2차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작별상봉과 공동 점심을 할 예정이다. 오후 1시 45분경 남측 이산가족들은 각각 남과 북으로 돌아간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개별상봉이 이뤄지고 있는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접객원들이 각 객실에 전달할 도시락을 옮기고 있다.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분단 후 65년 만에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타인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개별상봉을 통해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둘째 날인 25일 오전 개별상봉이 이뤄지고 있는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접객원들이 각 객실에 전달할 도시락을 옮기고 있다. 이번 개별상봉은 이전과 달리 가족끼리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1시간이 주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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