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65년 만에 상봉한 남북 이산가족들이 기약 없는 이별의 야속함에 금강산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체상봉 내내 말수가 적었던 가족도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였을까. 정영기(84) 할머니는 북측 오빠(정선기·89)를 만났지만,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상봉은 참을 수 없었다.
'아이고, 아이고...' 할머니의 입에서 쉴 새 없이 탄식이 흘러나왔다. 북측 오빠는 그런 동생의 다리를 부여잡고 손을 쓰다듬었다. 오빠는 "이 오라비가 지혜롭지 못했다. 내가 죄를 지었다, 큰 죄를 지었어"라며 동생을 달랬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아이고, 아이고'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 오빠는 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미안하다"를 반복했다. 물끄러미 이 장면을 지켜보던 북측 보장성원의 눈이 붉어졌다.
26일 남북 이산가족들의 마지막 만남이 오후 1시께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에 만난 가족들은 3시간여 작별 상봉과 식사 시간을 함께했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 적막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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