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스탬프 투어덕분에 런닝맨을 찍고 말았다는
경주시
서울에서 출발한 지 4시간쯤 지나 경주 톨게이트를 통과한 뒤 휴게소에 들렀다. 관광 도시인 만큼 휴게소에 있는 관광정보안내소도 규모가 꽤 큰 편이었는데, 아이들은 그곳에서 사진도 찍고 지도 등을 얻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1박2일>에 나왔다는 스탬프 투어 안내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탬프 투어 안내서를 손에 쥔 아이들은 눈빛이 달라졌다. 일주일 전만 해도 어디를 갈 건지 한 번 의논해서 정해보라던 아빠의 말에 시큰둥하더니만, 이제는 어디를 가야 한다면서 재촉하기 시작했다. 2박 3일 동안 15곳에서 도장 16개를 찍어야 한다고 하니 결코 만만한 일정은 아니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삼 스탬프의 위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스탬프를 이용한 안내서는 경주뿐만 아니라 여타 관광지를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인데, 그때마다 아이들은 그 도장을 찍기 위해 항상 열심히 무언가를 했다. 스탬프로 인한 동기부여. 성취욕은 아이들을 움직이는 강한 동력임이 분명했다.
덕분에 이후 우리의 경주 여행은 '런닝맨'이 되었다. 경주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여유를 즐기려던 아내의 기대와 달리, 우리는 스탬프에 나와 있는 곳을 찍고 금세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바빴다.
애초에 아이들에게 경주의 문화재들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던 나로서는 크게 불만이 없었지만, 이렇게 해서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것들을 기억할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었다. 나중에 아이들은 이번 경주여행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신라문화제와 지역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