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웅 자니에게 듣는 로힝야 이야기> 이야기마당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여 그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참여연대
마웅 자니는 캄보디아, 르완다, 나치와 달리 로힝야에 대한 박해와 학살은 1978년부터 지난 40년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이는 '천천히 진행 중인 제노사이드(The slow-burning genocide)'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0년간 로힝야는 거주이동의 제약, 강제노동, 강간과 성추행 등 여러가지 학대와 탄압을 받았다.
미얀마 전체의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1000명 정도다. 하지만 로힝야족의 경우 의사 혼자 돌보는 환자 수가 16만 명이나 된다. 로힝야족은 아동사망률 역시 미얀마 전체의 4배에 달한다.
산아제한정책 탓에 결혼에도 제약이 있다. 로힝야족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5백 달러 정도를 지불한 뒤 2년 정도를 기다려야 결혼을 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지역관리에게 성추행을 당하거나 강간을 당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 결혼할 권리를 박탈당한다. 또한 군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결혼을 하게 되면 7년간 구금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피하게 되더라도 아이가 태어나면 불법체류자 신세다.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 무슬림들의 성지, 모스크를 파괴하기도 하고, 이들의 거주지는 초소로 둘러쌓아 '열린 감옥' 혹은 '수용소'를 방불케 만들었다. 교육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로힝야족의 문맹율은 80%에 달한다. 즉 미얀마는 국가 차원에서 제노사이드를 자행해왔다는 것이 마웅 자니의 주장이다.
마웅 자니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박해와 학살은 의도를 갖고 한 집단을 완전히 파멸하는 것이고,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모든 기반을 묵살하고 파괴하는 행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미얀마 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그는 한국의 시민들이 로힝야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였다.
"단순한 동정이나 연민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미얀마 제노사이드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척하지 말아주십시오. 대우는 미얀마 군부가 사용하는 무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제노사이드에... 모른 척 말아달라"
4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한 이야기마당은 마웅 자니의 열띤 강연과 청중들의 많은 질문으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끝이 났다.
"로힝야들은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 비극은 언제 끝날 수 있을까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로힝야 난민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파티마씨의 마지막 질문에 마웅 자니는 "위로하고 싶지만 언제 돌아갈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없어 미안하다. 이것은 명백한 제노사이드이다.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다시 한번 힘주어 답하였다. 버마어로 주고받은 질문과 응답이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40여 년 간 진행되어 온 로힝야에 대한 박해와 학살. 특히 지난해 8월 25일, 약 2만 5000명에 이르는 로힝야 민간인들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무차별적인 집단살해, 강간, 방화 등으로 희생되었다. 또한 90만 명에 이르는 로힝야 난민들이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유엔 진상조사단(UN Independent International Fact Finding Mission on Myanmar)은 지난 9월 18일, 444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탄압 행위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며 미얀마의 로힝야 학살 범죄를 '전쟁범죄, 반인도주의 범죄,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했다. 그럼에도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그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마웅 자니의 이번 강연은 스스로를 '로힝야'라고 부를 권리마저 부인된, 가장 박해받고 있는 이들과의 연대가 다시 한번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준 귀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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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진행 중인 학살... 한국 기업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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