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베푼 분이었는데..." 거제 살인사건 피해자 추모 물결

시민들 '추모공간' 만들어, 7일 추모행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쇄도

등록 2018.11.05 12:01수정 2018.11.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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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미래발전연구소는 지난 10월 4일 새벽 이른바 '묻지마 폭행'으로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거제시 중곡동 공영주차장에 마련해 놓았고, 시민들이 국화꽃을 놓아 두기도 했다.
경남미래발전연구소는 지난 10월 4일 새벽 이른바 '묻지마 폭행'으로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거제시 중곡동 공영주차장에 마련해 놓았고, 시민들이 국화꽃을 놓아 두기도 했다.경남미래발전연구소
 
건장한 20살 남성이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30분 가량 무차별 폭행해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거제에서는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나섰다.

사건은 지난 10월 4일 오전 1시 30분경, 경남 거제시 중곡동 거제시공영주차장(옛 미남호터미널)에서 벌어졌다. A(20, 구속)씨가 여성 B(58)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이다.

CC-TV를 통해 확인된 폭행 횟수는 72차례가 넘고, 여성은 무릎을 꿇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A씨의 체격은 키 180cm가 넘어 건장했고, B씨는 키 132cm에 몸무게 31kg으로 왜소했다.

여성은 폭행을 당한 지 5시간만에 숨지고 말았다. A씨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여성을 폭행한 것이다. 이에 언론은 이번 사건을 '묻지마 폭행'이라 부르고 있다.

여성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알려지자 추모공간이 생겼다. 경남미래발전연구소가 지난 3일 거제시공영주차장에 "외롭게 사셨을 당신을 추모합니다"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주고 조문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경남도의원을 지낸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은 "일부 언론에서는 죽은 여성을 '폐지 줍는 여성' 내지 '노숙자'로 표현해 놓았던데,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여성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인근에 집이 있었다"며 "폐지를 주운 게 아니라 사람들이 와서 자주 쉬는 공간을 그분이 자주 청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거제시에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되어 시에서 지원금을 받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쓰레기를 치우는 등 몸소 봉사활동과 선행을 해온 분이다"며 "학생들이 탈선을 할 우려가 있거나 흡연을 하는 것을 보면 타이르기까지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추모공간에는 시민들이 찾아와 국화꽃을 놓고 가기도 했다. 송오성 경남도의원(거제)과 이인태 거제시의원 등은 이날 이곳을 찾아 추모했다.

이곳에서는 오는 7일 오후 7시 조촐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김해연 이사장은 "거제사회는 지금 공분의 도가니다"라며 "묻지마 폭행으로 숨진 분이 왜소한데다 선량한 시민이었다. 묻지마 폭행으로 누구나 그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으로 인해 시민들 대다수는 격노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의 엄벌을 요구하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글을 쓴 사람들은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해 달라"거나 "제발 사형을 시켜달라",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 "더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수십개 올라와 있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처음에 가해자를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류혁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은 "현장에서 숨지지 않았고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런 정도 폭행이면 충분히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고 판례로도 인정이 된다"며 "가해자에게 중형이 선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미래발전연구소는 지난 10월 4일 새벽 이른바 '묻지마 폭행'으로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거제시 중곡동 공영주차장에 마련해 놓았고, 시민들이 국화꽃을 놓아 두기도 했다.
경남미래발전연구소는 지난 10월 4일 새벽 이른바 '묻지마 폭행'으로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거제시 중곡동 공영주차장에 마련해 놓았고, 시민들이 국화꽃을 놓아 두기도 했다.경남미래발전연구소
#묻지마 폭행 #경남미래발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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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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