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은폐 의혹' 등을 공론화했을 당시 임은정 검사 모습.
최윤석
이에 임은정 부장검사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 역시 '꽃뱀'이란 말로 인한 트라우마를 아직도 겪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2005년 전관 변호사 스폰서를 두고 질펀하게 놀다가 성매매 나간 부장 밑에서 더 이상 일 못하겠으니 부 바꿔달라고... 극히 소극적인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부장에게 꼬리치다가 뒤통수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소문이 간부들 사이에 공유되었다는 말을 뒤늦게 듣고, '꽃뱀'이란 단어에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구요. 어디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들 말이 안 들리다가도 누가 꽃뱀~이란 말을 입에 올리면 정신이 갑자기 번쩍 들곤 합니다. 아직도..."
임 부장검사는 "무죄 구형 이후 '동아일보'에서 '막무가내 검사'라고 절 명명한 후 '막무가내'란 말이 계속 맘에 맺혀서, 누가 그 소리를 하면 경기까지는 아니어도 움찔움찔하며 눈살이 절로 여전히 찌푸려지게 된다"고도 적었다. <동아일보>는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당시 임은정 검사를 '막무가내 검사'로 지목한 바 있다.
이렇게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을 소개한 임 부장검사는 "직장내 성폭력과 성희롱도 제게 버거운 피해였지만, 영혼이 있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며 생긴 트라우마가 깊어, 저도 국가배상소송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며 서 검사의 용기를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