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온 '반문연대' "그래서 한국당 대안될 수 있나?"

나경원,이언주, 윤상현, 오세훈 등 보수 단일대오 강조... "내부 혁신이 먼저" 목소리도

등록 2018.11.19 09:03수정 2018.11.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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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 자유한국당에서 강연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위 ‘+청년바람 포럼’에서 ‘나는 왜 싸우는가, 한국 우파의 혁명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 자유한국당에서 강연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유중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특위 ‘+청년바람 포럼’에서 ‘나는 왜 싸우는가, 한국 우파의 혁명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권우성
 
"반문연대를 해서 우리 정치권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같이 노력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7일

"경계선을 넘어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는데, 그것(반문연대)을 시도해 보겠다." -2018년 11월 13일


모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이다. 시점은 다르지만 취지는 같았다. 지난해 대선 당시 보수단일화를 명분으로 '반문연대'의 그림자 역할을 자임한 김 의원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에 다시 이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경기 광명을) : "반문연대는 우리가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문호를 활짝 열어놔야 가능하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남구을) : "1년 안에 반문 단일대오로 집권세력과 당당하게 대항해야 한다."

심재철·정우택·유기준·김진태·김문수 등 (우파재건회의) : "우파 세력의 통합과 재건에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 "보수를 단일대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반문연대론'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중고 프레임의 재등장


최근 제기된 '반문연대' 프레임의 특징은 김 의원 뿐 아니라 차기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한 나경원 의원부터 바른정당 입당 전력이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물론 대표적 친박 윤상현 의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까지 계파와 당적을 넘어서 다양한 인사들이 이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의원들은 대선 당시 반문연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박근혜' 이름 앞에 면죄부를 씌우며 '우파 결집'에 안감힘을 쓰는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목소리를 높였던 이언주 의원이 "지지자들의 아픔"을 거론하며 재해석을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비박계 나경원 의원 역시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바로살리기 국민 대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한 평생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을 했느냐"라면서 "아군끼리 총 겨눌 때가 아니라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을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이 흘러간 노래인 '반문연대'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배경은 복잡하다. 모두들 대외적 이유를 먼저 앞세운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의 지지세가 이전만 못하다는 점, 일자리 문제와 경기 둔화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이 주원인이다.

2022년 총선과 더 가깝게는 자유한국당의 내년 전당대회를 앞둔 '보수 재편' 시동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동시에 등장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이후 2차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전략이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대통령 무죄석방’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박근혜 지지자가 ’11.3자주독립선언대회’에 참석한 국민주권연대 회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대통령 무죄석방’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박근혜 지지자가 ’11.3자주독립선언대회’에 참석한 국민주권연대 회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권우성
 
그러나 '또 반문연대' 프레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회의적이다. '반문'이라는 단순 프레임에 국민들이 쉽게 마음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비전을 통한 '야권 연대'는 가능할지 몰라도, 정략적인 개편은 지지를 얻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엄 소장은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흔들리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건데, 아직은 국민이 반문연대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라면서 "차라리 민생경제연대라든지 뭔가 경제실정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우선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반문연대의 일환으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항하는 공조 움직임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언주 의원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 시장경제 살리기 연대'가 대표적이다.

"'반문'으로 지지세 확장? 함정 빠질 수도"

한편에서는 선후가 뒤바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지역에 가보면 반문에 대한 여론이 꽤 많은 편인데, 그 이유가 경제 문제 때문이다. 최저임금 과속인상에 대한 성토가 많다"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야권이) '극우연대, 친박연대'를 한다고 국민적 지지가 올까?"라면서 반문연대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 비판하는 거야 시원하게 들리겠지만 우리가 대안이냐고 물어보면 흔쾌하게 지지하지도 않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부터 대선, 지방선거까지 내리 참패한 한국당이 '반문연대'를 간판에 내걸 자면, 그 선결 조건인 내부 개혁과 통렬한 자기 반성이 먼저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엄 소장은 "내부 상황을 저대로 놔두고 반문연대를 한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성찰 없는 친박 중심 연대일 뿐"이라면서 "한국당의 연이은 궤멸적 패배는 근본적인 보수 재편 내지는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민심을 뜻하는 것인데, 이대로 안고 그대로 통합한다? 민심이 반응할 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의원 역시 비슷한 입장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언주 의원의 '탄핵 입장 선회'를 언급하며 "태극기 부대가 인터넷 상으로 보면 기세가 오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게 다 착시다. 국민 다수가 그렇다고 볼 수 없다"라면서 "그 함정에 빠지면 보수 개혁이 완전히 끝난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반대하고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고, 보수 진영 내부 혁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6일 "반문연대를 이야기 하는데 우리 정치사에서 무엇을 반대해서 이긴 예가 없다"며 반문연대를 낡은 패러다임으로 규정했다.
#이언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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