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비슷한 정도로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질환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섭취만으로 대폭 완화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는 30일 서울 광화문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와 아기의 분변 등에서 얻은 세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를 8주간 제공한 결과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동제약ㆍ분당서울대병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IPET(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3년 간 연구를 실시해 얻은 결과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세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는 각각 한국의 김치, 한국 아기, 발효식품에서 얻은 것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인 점이 특징"이며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김치에서 얻은 락토바실루스 플란타룸)과 동물성 프로바이오틱스(아기 변에서 얻은 락토바실루스 존소니)과 섞여 있어 마치 한국의 비빔밥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인체 적용 연구에 참여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 112명을 두 그룹(각각 56명)으로 나눈 뒤 의료진과 환자 모두 자신이 실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닮은 물질(위약) 중 어떤 것을 제공하거나 섭취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도록 했다. 이른바 위약(placebo) 효과로 인해 인체 적용 연구결과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인체 적용 연구가 완료된 시점에서 최종까지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 104명에서 어떤 중대한 이상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세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사람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종의 유산균이 혼합된 프로바이오틱스(ID-JPL934)는 2년 전 일동제약이 개발했다. 이 교수는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를 8주간 섭취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서 복부 통증ㆍ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위약(僞藥)을 먹은 환자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후 대변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양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가 배변 증상 이상 완화에 효과적이란 사실이 인체 적용 연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신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복부 불편감ㆍ설사ㆍ변비 등 배변습관의 변화를 유발한다"며 "전체 인구의 7∼9%에서 나타나며, 국내에서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자신들이 효능ㆍ안전성을 확인한 3종 혼합 프로바이오틱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원료 인증을 받아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되길 희망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