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한 김소영씨 2018년 10월 도예가 김소영씨는 4번 째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마쳤다.
김소영
그녀가 지금껏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거리를 합하면 모두 4040km, 서울 잠실에서 부산 해운대까지의 거리가 약 400km인 것을 생각해보면 잠실-부산을 총 10번 걸은 셈이다.
2011년에는 가장 대중적인 루트인 프랑스길 800km를 걸었지만 그 후 점점 루트가 다양해지고 걸음 수도 늘어났다. 2015년엔 프랑스길과 피니스테라, 묵시아까지 930km 걸었고, 2016년에는 프랑스길과 북쪽길 1230km, 2018년엔 프랑스길과 포르투갈길 1080km를 걸었다.
첫 사랑과 이별 후, 첫 번째 순례길을 결심했다
"10년 전 즈음, 첫 사랑과의 이별로 시련을 겪던 중 파울로코엘료의 '오 자히르'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사라진 사랑하는 한 여자를 찾아 떠나는 한 남자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책이 계기가 되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슴에 품게 되었죠."
언젠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생이던 그녀는 매년 방학이면 혼자 배낭을 메고 국내를 일주일씩 떠돌기 시작했다. 그 '언젠가는'이 '지금'이 되었던 것은 직장을 그만두고 취업준비를 하던 때였다.
도예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자신이 없던 그녀는 현실적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 취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정말 원했던 회사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을 향해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2011년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티켓을 끊고 나니 경비가 부족했다. 고민 끝에 그녀는 도자기로 만든 카네이션 브로치와 반려동물 인식표 목걸이를 만들어 블로그,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판매해 봤다.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아 그 판매 수익으로 산티아고 순례길 경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순례길을 걸으면서도 직접 만든 도자기 공예품을 팔았다. 그녀는 매일 작품을 판다는 하얀 천을 배낭에 달고 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