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탄수화물 탐닉'이 도를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4명 중 3명이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55∼65%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것이 좋다는 권고 사항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3106명의 탄수화물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고탄수화물 식사와 식품 패턴 그리고 한국인의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은 '연세의학저널'(YMJ) 최근호에 소개됐다.
송 교수팀은 연구 참여자를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 중 탄수화물의 기여율(비율)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나눴다(탄수화물 기여율 55% 미만, 55∼60%, 60∼65%, 65∼70%, 70∼75%, 75∼80%, 80% 이상).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80% 이상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극단 탄수화물 탐닉자의 비율이 남성 11.0%, 여성 14.3%에 달했다. 탄수화물을 통해 하루 전체 칼로리의 70∼75%를 얻는 그룹의 비율이 7개 그룹 중 가장 높았다(남 17.4%, 여 16.4%).
일반적으로 한국인에겐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55∼65%를 탄수화물에서 얻으라고 권장된다. 이 권장치를 따르는 비율은 남성 26.0%, 여성 25.2%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성인은 4명 중 3명이 탄수화물 권장치보다 적거나 많은 식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송 교수팀은 논문에서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령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며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의 55% 미만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비율은 20대가 가장 높은 반면 80% 이상을 탄수화물에서 얻는 비율은 75세 이상에서 최고였다"고 지적했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사람은 칼로리와 포화지방(혈관건강에 유해)은 적게 먹고, 곡류ㆍ과일은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ㆍ생산ㆍ계란ㆍ콩ㆍ우유 등 단백질 식품은 덜 섭취했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남성의 대사 증후군 발생 위험은 1.4배였다(통계적 차이는 미확인). 고탄수화물 식사를 즐기는 여성의 HDL 콜레스테롤(혈관 건강에 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 가능성이 1.4배 높았다. 이는 여성의 고탄수화물 식사가 혈관 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송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리나라 성인에서 극단적 고탄수화물 식사는 고기ㆍ생선ㆍ계란ㆍ콩ㆍ우유 등 단백질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여러 대사증후군 위험 인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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