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 10월 4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강의하고 있다.
나혜인
과거청산 없는 민주화가 낳은 '괴물' 양승태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사업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공직자로서 내란, 부정선거, 민간인 학살, 고문 및 간첩조작, 언론탄압 등 인권과 헌정을 유린한 사람들을 기록해 고발하는 일이다. 2015년 10월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상임대표 이만열)가 닻을 올렸고, 1년6개월여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2월 반헌법행위 집중 검토 대상자 405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12일에는 헌법제정 70주년을 맞아 '헌정사 적폐 청산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1차 보고회를 열고 양승태·고영주·박처원 등 115명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편찬위원회 책임편집인인 한 교수는 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최근에 와서야 양승태가 사법농단 사태의 주역으로서 '사상 최악의 대법원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2017년 초 처음 집중 검토 대상자 405명을 발표할 때부터 이미 그는 반헌법행위 '선두주자'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양승태는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이미 <반헌법행위자열전>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1975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이래 6건의 간첩조작사건과 12건의 긴급조치 위반 사건 판결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1976년 재일동포 학원간첩단 사건은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 기획한 간첩조작사건이다. 영화 '자백'이 조명하기도 했던 이 사건을 포함해 양 전 대법원장이 판결한 간첩사건은 모두 재심 등을 거쳐 무죄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