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
하영선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어요. 그런만큼 우리 사회는 경제구조나 기술혁신 등으로 빠르게 지능적인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원희(58)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은 17일 인천시 송도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이나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융합되는 혁신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맡고 있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지난 2016년에 문을 연 신생학교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체 학생수는 총 230명. 내년 1월 처음으로 졸업생 75명을 배출한다. 전국의 내로라는 이른바 특수목적고에 단순 비교하기엔 쉽지 않지만, 이들 졸업 예정자들이 거둔 성과는 대단하다.
이미 올해 대학입학 수시전형에서 이들 고3 학생들은 서울대 28명을 비롯해, 카이스트(KAIST,25명) , 포스텍(POSTECH, 28명) 등 국내 3대 이공계 톱 3에 대거 합격했다. 물론 이들 가운데는 중복으로 대학에 합격하기도 했다. 학생수가 적다는 걸 감안하면 전국 8개의 영재학교 가운데 단연 최고의 합격율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이처럼 돌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이 교장의 교육철학이 크게 반영됐다. 수학과 과학 분야와 함께 인문학과 예술적 감성을 지닌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학생을 키우는 차별화된 교육이 핵심이다.
이 교장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단순한 암기 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보편화 됐다"며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한 융합교육으로 시스템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최첨단 과학 기자재 시설을 확보했다. 천체 우주망원경을 비롯해, 3D 디자인 솔루션, 풍동제어시스템 등 90여개의 시설들은 웬만한 대학 수준을 넘어선다.
또 이같은 교육 인프라 이외 학생들에게는 기본적인 수학과 과학 분야와 함께 융합교과가 강조됐다. 융합교과는 수학, 과학, 공학, 인문, 예술 등이 복합적으로 통합된 수업이다. 이같은 융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더욱 키워내고 있다.
자칫 생소할 것만 같았던 이 같은 융합교육이 과연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학생들은 3년여만에 국내외 수학이나 과학경시대회에 두각을 나타내더니, 국가 과학기술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되는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논문에 등재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삼성휴먼테크 논문대회에서는 고등학생 부문 5개 작품 수상을 휩쓸었고, 지식재산과 관련, 법률과 아이디어 창출기법으로 특허출원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발명가 프로그램(YIP. Young Inventors Program)'에서는 정지욱, 노태훈, 손준열 학생 등 이 학교 7개 팀이 본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학생발명전 단체상과 LG 생활과학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는 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