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 관련 브리핑하는 김의경 대변인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7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비위 연루 의혹으로 원대복귀 조처된 데 반발해 폭로를 지속하는 상황과 관련, "자신이 생산한 첩보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허위주장까지 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우 수사관은 2017년 9월 22일 '방통위 고삼석 상임위원, 김현미 국토부 장관 갈등'이라는 첩보보고를 작성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 혁신담당관과 방송통신융합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고삼석 상임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방통위원회 방송미래발전위원장·방송분쟁위원장을 지냈다.
고삼석 상임위원과 김현미 장관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다. 대통령 비서실 직제 제7조 2항(특별감찰반)은 특별감찰반의 감찰 대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합법적인 감찰 대상이다.
박형철 비서관도 "대통령이 임명한 두 고위공직자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대통령 비서실 직제 제7조 2항에 의한 특감반 직무 권한에 따라 사실을 확인해서 제가 수석(조국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보고서다"라고 해명했다.
김태우 수사관이 2017년 9월 24일 작성한 '주 러시아 대사 내정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금품수수 관련 동향' 첩보보고도 이와 비슷한 사례다. '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우윤근 대사는 2017년 9월 5일 주러시아대사에 임명됐다. 대사의 임명은 당연히 대통령의 권한에 속한다.
박형철 비서관은 "이분이 러시아 대사 내정자 신분이었을 때 제가 이것을 보고받았고, 이 보고서는 민정수석이 인사검증에 참고하도록 (조국 수석에게) 전달했다"라며 "거기(민정수석에게 첩보를 정리해 보고하는 것)까지가 반부패비서관실 업무"라고 해명했다.
[2018년 1월 9일/2월 22일 보고서] '고건 전 총리 장남 비트코인' 관련 "감찰 첩보 아냐"
다음은 김태우 수사관이 2018년 1월 19일 작성한 '고건 전 총리 장남 고진, 비트코인 관련 사업 활동중'이라는 첩보보고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두고 민간인인 전직 총리의 아들을 사찰했다고 주장한다.
고전 전 총리의 장남인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회장은 바로비전 대표, 갤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멀티미디어사업부문 사장과 대표,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회장 등을 지낸 인터넷 사업가다.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원혜영 위원장)는 고진 회장을 신성장특별위원장에 임명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시러큐스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수사관은 <조선일보>에 "작년 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여부를 두고 국민 여론이 들끓었을 때 참여정부 인사들의 가상 화폐 소유 여부를 조사하라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지시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고진 회장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 노무현 정부 고위 공직자나 그 가족의 가상화폐 투자 동향 정보를 수집해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김 수사관의 주장이다.
박형철 비서관은 "당시 반부패비서관실에서 비트코인 업계의 불법적 거래나 비트코인 거래소의 불법행위, 비트코인 업계의 과열현상에 대해 정책보고를 했을 때이고, 이 자료는 그 일환으로 보고된 것"이라며 "이것은 김 수사관이 특감반원 신분에서 감찰보고서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반부패비서관실 행정요원으로서 안에 있는 다른 행정관들과 협업을 통해 정책보고서의 로데이터(low-data)로 수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비서관은 "(그래서) 이것은 감찰 첩보가 아니다"라며 "이 정보는 조국 수석에게 보고됐고, 우리가 비트코인 관련 정책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참고자료가 됐다"라고 전했다.
김태우 수사관은 2018년 2월 22일 '박근혜 친분 사업자, 부정청탁으로 공공기관 예산 수령'이라는 제목을 작성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민간기업을 사찰했다고 주장한다.
박형철 비서관은 "전 정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사업가가 현 정부에서 공무원에게 로비해서 부정하게 보조금을 탄다는 의혹이 있어서 이 사람이 실제로 공공기관에서 부정하게 예산을 수령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에 이첩했다"라고 해명했다.
박 비서관은 "이 내용은 공공기관과 관련돼 있어 저희 직무범위의 일"이라며 "이것도 조국 수석에게 보고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는 "외부기관에 이첩할 때에는 반드시 수석에게 보고하고 이첩한다"라며 "감사관실 등 어떤 기관에 이첩하면 저희가 (그 이후) 내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018년 하반기] "마음이 딴데 가 있던" 시기에 작성한 네 건의 첩보보고
자유한국당이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서 김태우 수사관이 가장 최근에 작성한 첩보보고는 '조선일보, BH의 홍석현 회장의 외화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중'(2018년 7월 24일)과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취재중'(2018년 8월 6일), '진보교수 전성인, 사감으로 VIP 비난'(2018년 8월 27일), '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측에 8천억 특혜 제공'(2018년 8월 28일) 등 네 건이다.
자유한국당은 '조선일보, BH의 홍석현 회장의 외화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중'과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취재중'이라는 첩보보고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찰이라고 주장한다.
박형철 비서관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김태우 수사관이 새로 만들어진 과기정통부 감사관에 지원했다는 것이 이번에 저희가 (김 수사관에게) 내린 징계 사유에 포함돼 있다"라며 "과기정통부 감사관 공모가 2018년 7월 26일 경에 있어서 김 수사관의 마음이 딴데 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이 시기는 김태우 수사관이 열심히 일을 안 하던 시기"라며 "1주일에 한 건, 혹은 2주일에 한 건 정도의 보고서는 써야 본인의 업무를 하는 것인데 특감반장의 기억으로는 당시 김 수사관은 찌라시 수준의, 언론사찰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작성해 왔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박 비서관은 "두 보고서는 따로따로 보고한 게 아니라 한날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하지만) '언론사찰의 소지가 있으니 작성하지 말라고 해서 특감반장이 폐기했다, 두 보고서는 저에게도 보고한 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진보교수 전성인, 사감으로 VIP 비난'과 '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측에 8천억 특혜 제공'이라는 첩보보고를 두고는 각각 대학교수와 민간기업을 사찰했다고 주장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교 교수는 재벌개혁정책을 일관되게 연구해온 진보성향 학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는 오랜 지기다. 이 첩보보고가 작성될 즈음 전성인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었다. "모래지옥 빠지려는 현 정부, 경제부처 장관 바꿔야", "문재인-이재용, 타당치도 적절치도 않은 '이상한 만남'"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오랜 지기인 김상조 위원장이 "진보진영의 개혁 조급증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실패할 수 있다"라고 하자, "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건 과거 정부의 발상과 똑같다, 진보진영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조급증을 보이는 것이다"라고 맞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개혁을 포기하고 과거회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문재인 정부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진보진영 인사 323명의 지식인 선언에 명단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첩보보고에 나오는 '황금주파수'란 2.1기가헤르츠(GHz) 대역을 가리킨다. 지난 6월 이 주파수 경매가 진행됐고, SK텔레콤과 KT가 100메가헤르츠를 각각 1조2000억 원과 9600억 원, LG유플러스는 80메가헤르츠를 8000억 원대에 확보했다.
이 두 건의 첩보보고와 관련, 박형철 비서관은 "이 보고서가 작성된 시기는 2018년 8월 27일과 8월 28일로 돼 있는데 8월 24일이 감사관직 최종발표가 나는 날이다"라며 "저희가 그 이틀 전에 김 수사관이 거기에 지원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감사관직에 응모한 것을 중단시켰다"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그리고 나서 한달 동안 근신기간을 둬서 직무를 못하게 했다, 2018년 8월 27일과 28일은 김 수사관이 직무에서 배제돼 한 달간 근신기간을 보내고 있을 때여서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로 추정된다"라며 "특감반 데스크도 반장도 이 두 보고서를 받아본 바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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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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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감반원이 초기에 작성한 '위험한 첩보보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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