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장일순 선생무위당 장일순 선생무위당 사람들 리영희의 신념 체계를 크게 바꿔놓은 사람이 장일순이다. 리영희는 장일순을 언제 만났을까. 그게 정확히 몇 년도라는 생각이 나질 않아요.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쯤인데 그 무렵 김지하 시인이 우리집에 자주 드나들었어요. 제기동에 살 때인데 김 시인이 이런 분이 계시다고 해서 원주로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주석 1) 리영희는 암담한 시대에 마음이 외롭거나 영혼이 적막할 때이면 장일순을 찾아 원주로 내려갔다. 자주 내려갔어요. 우선 순전히 물질주의적인 사회, 콘크리트 속을 떠나서 선생님 댁에 가면 아까 말한 것처럼 마당과 주변에 살고 있는게 그냥 자연이니까. 자연과 하나가 되는 속에서 아주 차원이 다른 인간적 생존양식 같은 것을 느끼고는 했거든요. 다시 말하면 물질적인 생활에서 정신적인 생활로, 또는 현대 자본주의적인 생활에서 인간본연의 생활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주석 2) 큰사진보기 ▲임옥상 화백이 그린 리영희 선생.한겨레 제공 리영희는 장일순을 사숙하고 배우면서 자신과 크게 다른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나는 무위당처럼 넓은 의미에서의 인간과 자연과 우주와 어울려서 사는 분의 사상이나 자세에는 어림도 없죠. 나는 너무 서양적인 요소가 참 많아요. 사회를 직선적으로, 구조적으로, 이론적으로 해석하고 보려고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분석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같은 의미에서 무위당은 종합적이랄까, 총괄적이랄까, 잡다하게 많은 것을 이렇게 하나의 보자기로 싸서 덮고 거기에 융화해 버린단 말이에요. 난 그걸 굳이 골라서 A,B,C‥‥ 이렇게 분석하고 그러니까 작은 거죠. 차원이 낮은거고. 둘째는 역시 나는 감히 못 따를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삶의 자세인데, 그 철저하면서도 하나도 철저한거 같지 않으신, 이게 말이 좀 모순이 있지만 말입니다. 그 삶이 얼마나 철저합니까. 그렇게 살 수가 있어요? 한 예로 그 집의 변소를 보면, 남들은 전부 개조해서 세상을 편리하게만 살아가려고 고치는데, 그냥 막 풍덩풍덩 소리가 나고 튀어오르고 야단이 났어요. 지금도 그 부엌이 그대로인지 모르지만 사모님 사시는 부엌도 그렇지, 마당 그렇지, 우물 그렇지. (주석 3) 리영희도 매사에 철저한 사람인데, 장일순은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다시는 장일순과 같은 분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그런 크기를 지니고 사회에 밀접하면서도 사회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 속에 있으면서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시키면서도 본인은 항상 그 밖에 있는 것 같고, 안에 있으면서 밖에 있고, 밖에 있으면서 인간의 무리들 속에 있고, 구슬이 진흙탕에 버무려 있으면서도 나오면 그대로 빛을 발하고 하는 그런 사람이 이제 없겠죠. (주석 4) 인간(人間) 관계는 상대적이다. 사이간(間)을 쓰는 이유도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뜻하는 것이다. 리영희만한 그릇이기에 장일순의 '무위자연'의 큰 그릇이 보였을 것이다. 주석 1> 앞의 책, 63~64쪽. 2> 앞의 책, 66쪽. 3> 앞의 책, 69쪽. 4> 앞의 책, 70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무위당 장일순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장일순 #리영희 #무위당 #원주 #무위자연 추천1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삼웅 (solwar) 내방 구독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 청고한 말년 병고에 시달리며 구독하기 연재 [김삼웅의 인물열전] 무위당 장일순평전 다음글37화유신의 심장을 겨눈 비수 '원주선언' 현재글36화리영희 "다시는 장일순 같은 인물 나오기 힘들것" 이전글35화엄혹했던 박정희 정권시절에 왜 그들은 장일순을 찾았을까 추천 연재 최병성 리포트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박병춘의 산골 통신 다리 위에서 결혼식을? 어느 신혼부부의 특별한 이벤트 행담도, 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백화골 팜스테이 ‘한국이 좋아서’ 한식에 빠진 미국 청년, 이걸 다 만들어봤다고? SNS 인기콘텐츠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완경' 썼다고 보이콧? 보드게임에 쏟아진 황당 비난 '보수 심장' 대구 대학가에 나붙은 "윤석열 탄핵" 대자보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2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3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4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5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리영희 "다시는 장일순 같은 인물 나오기 힘들것"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38화장일순이 난을 칠 때의 심경은 어땠을까 37화유신의 심장을 겨눈 비수 '원주선언' 36화리영희 "다시는 장일순 같은 인물 나오기 힘들것" 35화엄혹했던 박정희 정권시절에 왜 그들은 장일순을 찾았을까 34화생명사상의 원류 동학에 주목한 장일순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