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지난 12월 31일 용역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집단 해고됐다. 이들은 2일 오후 부터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목원대학교에서 일해 왔던 청소노동자들이 집단계약해지에 반발,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대전세종충남지역일반지부(지부장 김호경) 목원대지회 소속 57명의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해 12월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됐다. 1년 단위 용역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오던 이들은 지난 12월에 목원대가 공고한 입찰이 '유찰'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것.
현재 목원대는 2월 1일부터 계약이 시작되는 재입찰 공고를 낸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청소노동자들은 1개월 동안 원하지 않는 '해고자' 신분이 된 것이다.
이러한 '유찰'로 인한 '1개월 공백'이 발생한 배경에는 학교 측과 노조와의 갈등이 존재한다. 학교 측은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인한 학교의 재정형편이 어려운 점과 단위면적 당 청소노동자 수가 많은 것을 이유로 들어 '인원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 측은 일방적, 일시적 감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고, 양측은 서로 양보해 57명을 54명으로 줄이고, '방학 중 9일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한 학교 측의 '11개월 계약' 계획에 노조가 반발, '12개월 계약'으로 변경하는 등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한 가운데 입찰이 진행됐다.
문제는 입찰이 '유찰'되어 1월 한 달 동안 '공백'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학교 측은 1월 한 달을 19명의 대체인력을 투입, 청소업무를 수행토록 할 예정이었다. 다만, 인력 확보가 되지 않아 1월 2일 7명만 투입했다.
반면, 청소노동자들은 1개월 단기계약을 추진, 자신들을 고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수준으로 단기계약을 맺는 것이 상호 바람직한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노조는 2일 오후 목원대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생계는 유지하게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순분(58) 목원대지회장은 "지난 달 27일 학교는 갑자기 '계약만료 개인물품 반출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사실상 57명의 청소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근무를 위해 출근한 청소노동자들의 출근을 저지하는가 하면 별도의 용역을 통해 청소업무를 대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의 어려운 형편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방학 중 9일 무급휴가도 받아들였다"며 "그런데 갑자기 물건 다 빼라고 하고, 출근도 못하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또한 노조 측은 학교 측이 입찰 공고에 과도한 요구를 담아 의도적으로 '유찰'을 유도한 것은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개월 공백기가 생기면서 당초 의도했던 비용절감이 달성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