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이바나코토르 출신의 이바나는 코토르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했다.
노시경
다른 몬테네그로 사람들처럼 키가 아주 큰 이바나는 이곳 코토르에서 나고 자란 코토르 출신이었다. 남슬라브 민족 계열의 강한 엑센트가 남아있는 그녀의 영어에서는 몬테네그로의 향내가 물씬 묻어났다. 웃음 띤 표정의 밝은 이바나를 접하고 있으려니 구유고연방 국가였던 몬테네그로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는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기울어진 시계탑
이바나의 안내로 우리가 모인 곳은 코토르에서 가장 넓은 광장이자 중심지의 역할을 하는 중앙광장이었다. 이 광장은 무기의 광장(Piazza of the arms)이라는 뜻의 오루치아 광장(Trg od Oružja). 베네치아 공화국의 4백 년 지배 당시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무기를 보관하던 곳이다. 이 광장에는 코토르를 방어하는 무기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대장간들도 있었다.
오루치아 광장은 여행객들을 반기는 듯이 아주 시원스럽게 넓다. 광장을 둘러싼 수많은 옛 관공서와 고택들은 식당과 카페가 돼 성업 중이었다. 특히 야외 좌석에는 따뜻한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우리는 이 광장의 수많은 여행객들과 함께 코토르 관광을 시작했다.
오루치아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고풍스러운 건축물 하나하나는 구시가의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다. 구시가의 이 중앙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광장 한복판의 시계탑이다. 4층의 이 시계탑은 코토르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시계탑은 코토르 주민들에게 시간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적의 침입을 감시하는 초소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