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연합뉴스
빙상과 유도 등 체육계에서 성폭력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의 대부분을 최근 가장 뜨거운 사회현안으로 떠오른 체육계 성폭력 사태로 채웠다. 체육계 성폭력 사태는 지난 9일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새해 첫 현안점검회의에서도 논의 대상이었다.
"개연성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 이뤄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연이은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 왔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다"라며 "외형의 성장을 따르지 못한 우리 내면의 후진성이기도 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그동안 때때로 단편적으로 드러났는데도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못한 채 이어진 것이다"라며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개선과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폭력이든 성폭력이든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2차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다"라며 "그러한 보장 하에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아가서 차제에 체육분야의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은 자아실현과 자기성장의 길이어야 하고 또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라며 "성적 향상을 위해 또는 국제대회의 메달을 이유로 어떠한 억압과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 선수들에게 학업보다 운동에 우선 순위를 두도록 하고 있어서 운동을 중단하게 될 때 다른 길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라며 "선수들이 출전·진학·취업 등 자신들의 미래를 쥐고 있는 코치와 감독에게 절대 복종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운동부가 되면 초등학교부터 국가대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합숙소에서 보내야 하는 훈련 체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도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업악적 훈련방식을 되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퇴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놔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능의 척도에는 '소통능력'도 포함... 전방위적으로 소통 강화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