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19호선에 있는 전남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 산24-14에는 너비 30m 생태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곳에 사람들을 유인하는 목재 데크와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지리산사람들
동물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생태통로에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목재 데크와 계단을 설치해 놓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은 1월 28일 낸 자료를 통해 '구례 용방 생태통로 훼손'을 지적하며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
국도 19호선에 있는 전남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 산24-14에는 너비 30m 생태통로가 만들어져 있고, 일명 '구례용방 생태통로'라 부른다.
지리산사람들은 구례용방 생태통로에 목재 데크와 계단 공사를 한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22일과 23일에 걸쳐 야생동물전문가, 지역주민 등과 현장을 답사를 벌였다.
이 단체는 "구례군은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원상 복구하라"며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실태를 조사하고, 생태통로 관리 정상화와 원상 복구를 위해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생태통로는 자연환경보전법(제2조9호)에 따라 "도로·댐·수중보(水中洑)·하굿둑 등으로 인하여 야생동·식물의 서식지가 단절되거나 훼손 또는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고 야생동·식물의 이동 등 생태계의 연속성 유지를 위하여 설치하는 인공 구조물"을 말한다.
환경부의 '생태통로 설치 및 관리지침'에 의하면, "생태통로는 사람과 차량의 접근과 이용을 최대한 배제해야 하며, 생태통로의 중앙부 폭은 30미터 이상의 대형으로 조성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구례 용방 생태통로에는 사람의 접근을 유인하는 나무 데크와 계단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사람들은 "이는 생태통로의 의미와 역할, 기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공사"라고 했다.
이 단체는 "구례군은 구례용방 생태통로를 훼손하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 굴다리가 있어 사람의 이동이 가능함에도 굳이 생태통로를 훼손하는 공사를 하는 이유가 뭘까?"라고 했다.
또 이 단체는 "구례 용방 생태통로 답사를 통하여,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등의 발자국과 똥, 뼈(멧돼지 상악골 등) 등을 발견했으며, 생태통로와 연결된 언덕에서는 야생동물의 길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야생동물들이 국도 19호선을 오가는 수많은 차량을 피해 구례용방 생태통로를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며 "관련 전문가에 의하면, 구례용방 생태통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도 19호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하여 야생동물 로드킬이 가장 심한 곳에 설치한 의미 있는 생태통로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어떤 야생동물들이 다니는지 모니터링하여 그 의미를 살리지는 못할지언정 사람 유인 시설 공사를 하다니, 구례군은 제정신인가"라고 했다.
지리산사람들은 "생태통로와 관련한 중앙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 현장 조사, 관련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한 원상 복구,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간의 무지와 오만, 욕심으로, 길을 빼앗기고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며 "우리의 미안함은 구례용방 생태통로 훼손공사의 진실과 원상복구, 생태통로 관련법과 지침의 개정 등을 위한 노력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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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다니는 '생태통로'인데 목재 데크와 계단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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