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이 오는 3월부터 모든 초등학교에 출입통제시스템(지문인식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조정훈
대구시교육청이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한다며 모든 초등학교에 출입 통제 시스템(지문인식기)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전교조와 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초등학교 방문자의 출입을 통제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업중인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3억4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해 3월부터 229개 초등학교 모두에 건물 출입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설치하는 안전장치는 건물 주 출입문에 설치하는 것이고, 그 이외의 출입문은 내부에서 외부 이동은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내부 진입은 차단하는 EM락으로 설치한다. 지문인식기가 설치되면 학생과 교직원은 지문 인식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지만 외부인은 주출입문에 설치된 인터폰으로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출입할 수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번에 도입하는 건물안전 도어시스템 뿐만 아니라 학생보호 자원봉사인력(학교보안관) 추가 배치, 교내 사각지역 고화소 CCTV 추가 설치, 유·초·특수학교 모든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확인장치 설치 등 각종 학교안전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교육감은 이어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학부모가 믿고 맡기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시민단체 "법적 절차 거치지 않고 인권침해" 지문인식기 설치 철회 촉구
하지만 전교조와 시민단체들은 학생과 교직원의 인권을 침해하고 법적 동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우선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1년 학교 출석확인을 위해 지문인식기 도입은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며 도입하지 않도록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안전이 중요하다 해도 헌법상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사전 의견 수렴이나 법적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었다"면서 "무분별한 지문 정보 수합은 개인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 침해이자 인권 침해를 야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의 수업이 교실 안과 밖의 구분 없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교사와 학생들의 출입이 빈번한 상황에서 출입문을 상시 폐쇄하고 한두 곳으로 다니게 할 경우 안전사고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대구시교육청은 이미 학교 건물 출입문 상시 폐쇄 시스템을 시범학교로 도입하여 실패한 바 있다"며 "실패한 정책을 왜 굳이 밀어붙이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인권운동연대도 성명을 통해 "인권교육과 실천의 요람이어야 할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인권을 침해하는 지문인식기를 설치하겠다는 대구시교육청은 '민주시민을 육성한다'는 학교 교육의 슬로건을 팽개치는 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권운동연대는 지문인식기 설치가 헌법상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의 인권은 인권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오로지 성인들의 관리와 통제의 객체에 불과하다는 의식이 깔려 있는 낮은 인권 사고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교육청 "개인 정보 동의 받아 문제 안 돼"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시민단체들의 우려에도 지문인식기 도입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시민단체들의 우려에 대해 "학교 환경에 따라 지문인식 또는 카드인식 방식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두 방식을 병행하여 사용할 수 있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특히 지문인식기를 설치하면서 개인 정보 동의를 받는 등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건물 내 주 출입구로 통행하고 모든 출입문을 통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며 통행에 대한 불편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한데 대해서도 "과거 시범학교 운영 시 관리상 어려움을 보완하여 유지 및 보수는 외부 업체에서 담당하고 관리에 따른 제반 사항은 교육청에서 지도를 강화하여 어려운 점을 해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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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출입문에 지문인식기를? 대구시교육청과 시민단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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