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피켓 앞세운 나경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앉은 자리에는 '블랙리스트 조국 사퇴하라'라고 새긴 피켓을 앞세웠다.
남소연
김대중씨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100년 집권' 발언이 '섬뜩할 정도로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5년', 그것도 2월 27일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리라고 주문하는 듯한 그의 칼럼은 더욱 섬뜩하고 무섭다.
그는 한국당이 지난 3년간의 험한 세월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은 참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이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 탄핵 당하는 수모까지 겪은 정당이 지금까지 남았다는 것,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탄핵 당한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주고자 하는 신문이 남아 있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칼럼은 그 평가가 부정적인 건지 긍정적인 건지 밝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용케도 한국당은 잘 버텨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당을 응원하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명징하다. 김대중씨는 한국당에게 '이 나라를 바로 세우라'고 요구하니 말이다.
그런데, 지난 3년간 한국당의 행태를 복기해 보면 그들이 남긴 것은 희망보다는 국민적 실망 그리고 분노였다. 작금 한국당이나 극우보수세력의 모습을 보면 국민의 정치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반공이데올로기가 통하던 그 시절 그 수법들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여기며 행동하는 걸 보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통일의 시대, 평화의 시대의 장애물일 뿐이다. 지혜로운 국민은 이런 편협한 사고방식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는다.
김대중 고문, 걱정마시라... 판단은 국민이 한다
김대중씨에게 문재인 정부는 '좌파정권'이고, 민주당은 '성공한 좌파'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이들은 모두 좌파다. 이런 편가르기가 이 나라를 바로세울 수 있을까. 아니다.
칼럼을 통해 김대중씨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민주당이 100년 집권을 꿈꾸지만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를 통해 심기일전해 5년 만에 끝내고 당시 정권을 잡으라는 것이리라.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한국당 전당대회에 큰 관심을 기울일까. 되레 1년 뒤 총선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잘해서가 아니다. 견디고 버티기 때문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그들을 감시하고 평가하기 위함이다. 국민은 민심과 괴리된 정당·정치인이 있다면, 역사인식이나 정치철학이 없다면, 심판하고 표로 퇴출한다.
제 역할을 못하는 정치인들은 오히려 민주주의에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