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 기념식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권우성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이끌며 느꼈던 소회도 말했다. 그는 "2017년 7월,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발표할 때 평화는 너무 멀리 있어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기회가 왔을 때 뛰어나가 평화를 붙잡았다. 작년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처음 만나,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세계 앞에 천명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작년 9월, (북한)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 앞에 섰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평양 시민들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약속했다"며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 남북철도 연결 등 무지개처럼 여겼던 구상들이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 간 평화로 인해 새로운 시간이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통합·친일청산' 강조..."역사 바로 세우면서도 적대 넘어야"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국민'이라는 말을 총 19번 사용하며 강조했다. "100년 전 3월 1일, 노동자와 농민, 부녀자, 학생, 승려 등 우리의 '장삼이사(張三李四: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아니한 평범한 사람들을 뜻함)'들이 3.1 독립운동의 주역이었다", "그날 우리는 왕조와 식민지의 백성에서 민주공화국 국민으로 태어났다"는 언급이 그것이다.
그는 이어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다. 잘못된 과거를 성찰할 때 우리는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빨갱이·색깔론' 청산 등을 꼽았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다.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습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입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이 "일제가 민족을 갈라놓으려 사용한 수단이었다. 이는 학생들의 민주화운동 때도 '낙인'으로 사용됐고, 독립운동가가 빨갱이로 몰려 고문당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됐다"며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우리 안을 갈라놓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될 것이다. 새로운 100년은 그때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