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에 경남-거제 비판 높아

앞으로 실사, 국내외 심사 과정 남아... 노동계, 대책위 "졸속 매각" 지적

등록 2019.03.08 18:16수정 2019.03.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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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윤성효
 
끝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팔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하자, 경남과 거제 지역에서 비판이 거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 지분 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

본계약은 체결됐지만 매각 절차가 끝난 게 아니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실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국내외 심사(승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국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조선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본다.

국외 심사가 큰 과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대해 중국과 일본, 유럽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높다. 해외에서는 조선시장 독과점을 크게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와 경남 지역에서는 '졸속 밀실야합'이거나 '재벌 특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대규모 상경해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산업은행 앞 집회와 관련해 조합원 5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은 "계약서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매각을 막기 위한 대정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경남대책위' 하원오 상임대표는 "심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라가 미친 짓을 하고 있다. 노동자 죽이기이고, 재벌 위주 정책이다. 노동자와 서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근에 수주가 늘어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데, 왜 하필 지금 매각 카드를 꺼내는 것이냐. 그것도 거의 공짜로 넘겨주다시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경남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경남대책위는 오는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매각의 부당성을 지적할 예정이다.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거제)은 "실망스럽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해결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일본, 유럽에서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외 심사 통과가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 대우조선해양만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행규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구성원과 지역사회는 조선·해양산업이 숨이라도 쉴 수 있도록 온갖 고통을 감내하며, 가슴 도려내는 아픔을 견디며 몸을 버티고 살아왔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비밀과 야합 매각은 무슨 이유로도 이해가 어렵다"고 밝혔다.

민중당 손석형 예비후보(창원성산)는 이날 낸 논평을 통해 "노동자생존권, 지역경제 다 죽이는 경제말살 매각이다"며 "대우조선에 엔진을 납품하는 HSD엔진, STX엔진, STX중공업을 비롯해 경남 1300여개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게 생겼다. 이번 매각으로 5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가 승인한 것과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 대참사를 가지고 올 초대형 매각을 노동자, 지역주민과 어떠한 소통도 없이 강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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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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