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부산여성노동자대회
이윤경
8일 오후 7시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부산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111주년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성차별, 성폭력, 비정규직 OUT! 노동조합과 함께"라는 구호를 걸고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격려하며 새로운 투쟁을 결의했다.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부산 곳곳에서는 차별에 반대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부산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과 폭력, 착취는 여성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리더들의 성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딘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라며 "한반도 평화 시대에 부산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고 부산의 새로운 비전 안에 평등과 평화의 가치가 새겨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여성단체연합은 2019년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로 <성차별 성폭력 끝장집회>를 선정했다.
역대 성평등 디딤돌상 수상 내역은 아래와 같다.
제1회(2015년) 전국학교비정규직 부산지부
제2회(2016년) 홈플러스 노동조합 부산본부 아시아드점 부당해고 투쟁 / 한국조형예술고등학교 학내 성폭력사건 대응 교사
제3회(2017년) 부산 페미네트워크 / 부산 대학생겨레하나
제4회(2018년) 부산퀴어문화축제
제5회(2019년) 성차별 성폭력 끝장집회
부산여성노동자대회는 공연의 비중을 높여 축제같은 분위기로 진행했다. 대회에 참석한 여성들에게는 작년까지 나누어 주던 장미 대신 빵을 나누어 주었다. 사회를 맡은 김정희 공공운수노조 KCTC지부 총무부장은 "예산이 부족해 빵과 장미 둘 다 드릴 수 없음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내년에는 둘 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여는 말에서 "베트남은 3월 8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2년 전에야 겨우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라며 "여성들은 사회와 가정의 주인인데 봉건, 가부장, 신자유주의의 모든 모순이 여성들에게 집중되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해 있었던 미투 운동이나 차별에 반대하는 많은 여성들이 떨쳐 일어나 대학로에 모인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여성들이 더 많이 나서야 한다"면서 "노조의 대표자로 주요 간부로 적극 나서서 이 불평등한 사회와 제도와 구조를 바꾸자"고 외쳤다.
이진주 일반노조 광안대교 현장위원회 조합원은 "일 하다가 다치면 '사직서 쓰라'고 하고, 제사라 휴가를 쓰겠다고 하면 '제사에 꼭 가야하나'라고 하는 우리는 부당한 대우와 저임금에 고통받는 비정규직"이라며 "2017년 7월 정부가 주도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서 누락된 후 노동조합에 가입해 투쟁하고 있다. 직접고용 되어 일하고 싶다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이므로 시설공단은 조속히 정규직화 하라"고 촉구했다.
장선화 부산여성회 상임대표는 "들불처럼 확산됐던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지만 바뀐 것은 없고 일터에서의 현실은 더 참담하다"라며 "우리 사회의 미투운동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리고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끊임없이 싸워 온 여성들의 투쟁 덕분"이라고 말한 뒤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함께 싸우자. 싸우는 여성이 이긴다"고 외쳤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1만여 명이 넘는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빵과 장미'로 대변되는 생존과 존엄을 요구하며 루트거스 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날이다. UN에서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1975년 국제기념일로 공식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부터 3월 8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