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도자기의 마을 '산 마르코스 뜰라빠솔라'
홍은
뜰라빠솔라를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와하까 주에서 일요시장으로 유명한 뜰라꼴룰라(Tlacolula) 마을로 가서 다시 합승 택시를 타야하는데 거리는 차로 불과 1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지만 왕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택시에 인원이 충분히 탈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 사실을 몰랐던 나는 심지어 월요일에 마을을 방문했다. 일요 시장이 끝나고 월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움직임이 없을 때였던 것이다. 개인이 차를 부르면 비용은 열 배도 넘게 비싸니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약없이 기다리기를 한 시간 남짓, 운 좋게도 마침 아내의 심부름으로 바삐 마을로 들어갔다 오셔야 하는 택시 기사님을 만나 다른 손님이 없었음에도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택시 안에서 기사님이 통화를 하시는데 스페인어가 아니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다.
"스페인어를 안 쓰시네요?"
"여긴 아직 사포텍어(사포텍 원주민의 언어)를 써요."
옛 언어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외부와의 교류가 많지 않은 마을이라는 뜻일 것이다. 택시 안에서는 때 아닌 언어 수업이 이루어졌다. 한국어와 사포텍어로 '빠디우시'(안녕하세요)와 '쓰끼세뻴리'(고맙습니다)를 서로 알려주었다. 집에 가는 길에 태워준 거니 택시요금도 조금만 받으신다니 그야말로 감사한 만남이었다. 발음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배운말로 인사드렸다.
"쓰끼세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