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산업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 시민 건강 위협"

환경연합, 저감 대책 촉구... 현대제철 "2조 5000억 원 저감 분야 투자"

등록 2019.03.28 18:25수정 2019.03.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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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환경연합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제철(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대제출(주)이 산업 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 기업이라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했다.
28일, 환경연합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제철(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대제출(주)이 산업 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 기업이라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했다.정대희
 
2만 1849톤. 현대제철(주)이 지난 2017년 배출한 대기오염물질 총량이다. 통계로 따지면, 산업 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다. 미세먼지 성분인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은 각각 1만 899톤, 1만 463톤이었다. 산업 부문 미세먼지는 전국 미세먼지 원인의 38%를 차지하는 최대 대기오염 오염원이다.

28일, 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제철(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배출 1위 기업 현대제철은 대기오염 대폭 감축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대제철은 2017년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 사업장 중 석탄발전을 제외하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라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한 해 배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10기 배출량을 합한 양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각한 문제는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몇 년 새 급증했다는 사실"이라며 "2017년 대기오염 배출량이 4년 전보다 무려 95%나 폭증해 총량뿐만 아니라 증가율에서도 가장 높았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환경부는 굴뚝 자동측정기기(TMS)가 부착된 635개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다량배출사업장 상위 20개소 중 현대제철(주)은 남동발전 삼천포본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했다.

현대제철(주)의 대기오염 배출량도 급격히 상승했다. TMS로 측정한 현대제철의 대기오염 배출량은 ▲2010년 5836톤 ▲2011년 1만 1821톤 ▲2012년 1만 3619톤 ▲2013년 1만 1230톤 ▲2014년 1만 4977톤 ▲2015년 1만 9692톤 ▲2016년 2만 3476톤 ▲2017년 2만 1849톤 등이다. 수치로 따지면, 많게는 4배까지 상승했다.

TMS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연간 10톤 이상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설치되며 먼지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등 7종의 물질 농도(ppm)를 측정하는 설비다.


환경연합은 "기업은 그동안 느슨한 규제를 틈타 미세먼지를 펑펑 배출하면서도 오염 저감을 위한 노력과 부담을 회피하거나 전가하기에 급급했다"라며 "미세먼지가 '사회 재난'으로 지정되고 온 국민이 미세먼지로 고통스러워지는 상황에 오기까지 기업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현대제철의 전기사용량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현대제철은 전력소비량에서도 전국 1위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라며 "지난 2017년 전국 사업장별 전력소비량 통계를 보면 현대제철이 5년 이상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진제철소가 충남에 밀집한 석탄발전소에서 전력을 끌어쓰면서 값싼 전기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대기오염 배출에선 자유로운 이중 특혜를 누려왔다"라며 "현대제철이 한해 소비한 전력소비량은 당진화력 3기 발전분량과 맞먹는다"라고 지적했다.

포스코(주)를 향해서도 쓴소리했다. 환경연합은 "석탄발전소를 제외한 산업 부문에서 포스코 광양 제철소는 현대제철 제철소에 이어 2017년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 사업자 2위, 포항제철소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라며 "포스코는 전력사용량도 상위 10위권에 포함돼 대기오염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 모두 '빨간불'을 나타냈다"라고 했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연합은 "다량 배출사업장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대폭 강화하라"라며 "다량 배출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에서 조속히 대기오염 총량감축을 시행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부과금을 현실화해 '오염자 부담 원칙'을 이행하라"라고 요구했다.

환경연합 이지언 에너지기후국장은 "전 세계 120개 넘는 주요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 자기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움직임을 활발히 펼쳐나가고 있다"라며 "하지만 현대제철(주)에선 이런 전향적인 계획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세먼지를 최대로 배출하며, 시민 건강을 위협한 현대제철은 공식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라고 했다.

현대제철(주) 홍보팀 정민 차장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시설이 늘어나고 공장도 신설되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났다"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제철소에서 석탄과 철광석 등을 야적하는데 회사(현대제철)는 이런 비산먼지가 확산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밀폐형 시설을 1조 800가량 들여 건설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충남도와 협약을 맺고 오는 2021년까지 2016년 대비 대기오염물질을 50% 감축하기로 하고 약 53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난 2006년 제철소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약 2조 500억 원가량을 환경과 미세먼지 저감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했다.

  
 환경부 다량배출사업장 오염물질 배출량(상위 20개소)
환경부 다량배출사업장 오염물질 배출량(상위 20개소)정대희
  
#미세먼지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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