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노이 회담서 김정은에게 핵무기 다 넘겨라 요구"

<로이터> "볼턴의 '리비아 모델' 요구... 북한은 거부"

등록 2019.03.30 16:13수정 2019.03.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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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단독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2.28
김정은-트럼프 단독회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2.28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무기와 핵폭탄 연료를 모두 미국으로 넘길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직설적인(blunt) 요구를 담은 문서를 한글과 영어로 작성해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비핵화의 의미를 확실하게 정의해 김 위원장에게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서에는 북한 핵시설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발사대 관련 시설의 완전한 해체(fully dismantling)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국제 사찰단의 완전한 접근 허용, 모든 핵 인프라 제거, 핵 프로그램 과학자 및 기술자들의 상업적 활동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그에 따른 보상 방안을 담은 '빅딜 문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의 '대북 매파'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04년부터 북한 비핵화에 대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관련 시설을 미국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해 북한이 강력히 반발해 왔다.

"김정은, 트럼프 요구 모욕적으로 여겼을 것"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이는 처음부터 효과가 없었다"라며 "미국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접근법은 취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구는 이미 북한이 거절했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또다시 거론하는 것은 북한에 모욕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통신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볼턴 보좌관이 오랫동안 신봉해오고, 북한이 계속 거부하고 있는 '리비아 모델' 비핵화로 보인다"라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모욕적이고 도발적이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앞으로 2주 안에 북한에 협상 팀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그럴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에서 업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되고 회담이 결렬됐다"라며 "양측 모두 결렬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이 문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김정은 #존 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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