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가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사 당시 상황을 다룬 다큐영화 '부재의 기억'을 보며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이 날 사회를 맡은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기억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광장에 모여 있다"면서 "진실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그렇게 감추려 하는가, 이 질문을 수도 없이 하고 답을 알고 싶은 분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일 것"이라며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소개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8반 준영이 아빠"라고 밝힌 장훈 위원장은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였나? 세월호가 죽였나? 선원들만 죽였나? 나는 보았고 여러분도 보았다. 모두 목격자다"라면서 "국민을 구해야 할 국가는 아이들을 구하지 않고 구조를 방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한 번만 외쳤으면 됐다. 빨리 선내에서 탈출하라고 했다면 304명 전부 살았을 것"이라면서 "구할 수 있을 때 국가는 아이들을 죽였다. 5년 동안 그들이 범인이라고 외쳤지만 5년 내내 우리 입을 틀어막고 지겹다고 외쳤다. 5년 내내 자식 잃은 부모들을 시체팔이라고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이 날 '박근혜 석방 투쟁' 시위를 명목으로 '맞불 집회'를 연 대한애국당 등 친박·보수단체를 겨냥해 "불한당 같은 이들이 기억 문화제마저 훼방 놓으려고 했다"면서 "촛불 성지인 광화문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외치며 감히 유가족을 빨갱이라고 욕보였다. 우리가 빨갱이라서 자식들을 죽인 건가"라고 따졌다.
장 위원장은 "국민이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촛불시민이 새 정부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이나 세월호 재수사를 천명했다. 이제 그 약속 지켜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없다. 세월호 참사 주범들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처벌해야 한다. 전면 재수사를 시작해야 하고 전담 수사처가 절실하다"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