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포루스 해협에 놓인 갈라타 다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해줍니다.
전갑남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은 보스포루스 해협에 의해 나뉩니다. 해협을 끼고 위치한 이스탄불은 동로마 비잔틴과 오스만 투르크로 이어지는 제국의 수도로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수천년 역사에 의해 동양과 서양이 또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이 요지경처럼 뒤섞여 있는 것입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넘실대는 파도가 가슴을 파고 듭니다. 흑해와 지중해를 가둬놓지 않은 바다는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저 쪽은 아사아 대륙! 이 쪽은 유럽 대륙!"
유람선에 몸을 실은 우리 일행은 해협 양쪽을 가리키며 신기해합니다. 거대한 대륙을 갈라놓은 30여km 해협의 바닷길. 바닷길의 보이지 않은 선을 따라가 봅니다. 한 대륙이 끝나는 곳에 또 한 대륙이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닷물은 섞여 하나로 잘도 흐릅니다. 그런데, 넓은 땅을 차지하려는 대륙간 세력들은 해협을 두고 얼마나 많은 싸움을 벌였을까요? 승리의 영광과 쓰라린 패배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에서도 역사는 물길처럼 흐르고 흘렀을 것입니다.
좁은 곳은 700여m, 넓은 곳은 3.5km에 이르는 해협의 물살은 상상 외로 세차게 흐릅니다. 배 위에서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로 물길이 거셉니다. 흔들리는 선상에서 이스탄불의 멋진 풍광에 취해 있는 동안, 아내가 호들갑스럽게 소리를 지릅니다.
"여보, 여보! 저기 좀 봐! 저거 혹시 고래 아냐?"
"고래?"
"저거 고래 아니고 뭐야?"
"맞아. 고래가 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