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규탄 구호 외치는 자유한국당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집회에 참석했던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청와대앞 청운효자주민센터까지 행진을 벌인 뒤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행진 당시 트럭 위의 사회자는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끝까지 (행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우리의 자유민주 의식을 보여달라"고 말했지만, 트럭 아래 행렬의 발언은 갈수록 거세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유한국당이 선창한 구호뿐만 아니라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 개XX" 등의 혐오발언과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주변의 다른 집회나 활동을 방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추모시설과 스텔라데이지호 관련 시위를 향해 "시체팔이 그만하라", "염X하고 있네, 밥 값이 아깝다"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세월호 추모시설의 한 자원봉사자는 "오늘 세월호 유족 분들이 피켓 시위를 진행했는데 (집회 참석자들이) 피켓을 발로 찼다"라며 "매주 욕을 듣고, 삿대질을 당한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대 검역탐지견 동물실험 위반 의혹'에 대한 비판 시위를 벌인 '비글구조네트워크' 관계자도 "(집회를 분리하기 위해 설치된) 경찰 펜스를 부수고 들어오려고 했다"라며 "경찰이 저지하니 몸싸움이 벌어졌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왜 이런 중요한 날에 '개XX 얘기를 하냐'고 하더라"라며 "또 '왜 개XX들 때문에 이 장소를 차지하고 있냐'고 했다, 원래 (동물실험으로 목숨을 잃은 개들의) 추모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집회에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총 5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
집회 후 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8분께 "국회에 긴급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의원님들께서는 17시 30분까지 445호로 집결바랍니다"라는 문자를 소속 의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오후 5시 23분께 "국회 긴급상황이 해제되었습니다. 금일 오후 당번이신 의원님들께서는 445호로 오시기 바랍니다"라며 15분 만에 '긴급 비상'을 철회했다. 자유한국당 측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시 패스트트랙 처리를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잘못 전해 들어 이 같은 일이 벌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