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한국어교육센터, 경주 주민들은 반대하는 이유

경주시 주민 “외국인 집중 가속화될 것” 우려... 교육청 "교육적 측면에서 필요"

등록 2019.05.10 12:03수정 2019.05.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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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교육청은 흥무초에 (가칭)경주한국어교육센터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경북교육청은 흥무초에 (가칭)경주한국어교육센터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바른지역언론연대
 
경북교육청이 흥무초(경북 경주시)에 (가칭)경주한국어교육센터 설립으로 다문화학생과 중도입국 학생들이 전문적인 한국어교육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외국인 집단 거주 지역이 되고 있는 성건동에 한국어교육센터까지 들어서면 외국인 집중 가속화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학생의 한국어·한국문화 집중 교육을 통한 조기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흥무초 운동장 부지에 (가칭)경주한국어교육센터를 건립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어교육센터는 약 32억원의 예산을 들여 흥무초 내에 2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경주지역 및 인근 지역 외국인 자녀와 중도입국학생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한국어교육센터는 총 8학급으로 초·중·고까지 120여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게 되며 연간 운영비와 인건비 약 3억원 가까운 예산이 쓰일 예정이다.

도교육청 이성태 장학사는 "현재 기본계획이 승인난 상황으로 공유재산 심의와 도의회 승인을 받았다"면서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 건립되는 한국어교육센터, 왜 흥무초?

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한국어교육센터를 흥무초에 추진하게 된 배경은 경주지역, 특히 성건동 일대 급격히 증가하는 외국인과 다문화학생, 외국인 가정 자녀와 교육의 질 저하 때문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북 도내 다문화 학생은 올해 4월 1일 기준 전체 학생 26만6639명 가운데 9066명으로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867명이 늘어난 것으로 경북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10% 이상 다문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경주 지역 다문화학생 증가세는 경북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주 지역 다문화학생은 2014년 430명에서 2015년 585명, 2016년 762명, 2017년 878명, 2018년 1021명으로 매년 140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율은 평균 15%를 넘어서고 있다.


다문화학생 증가와 함께 한국어교육이 절실한 외국인 자녀와 중도입국 학생도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외국인 자녀 및 중도입국 학생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31명에 불과하던 학생수가 2015년 52명, 2016년 103명, 2017년 184명, 2018년 232명으로 해마다 25%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교육센터 건립 예정지인 경주는 2019학년도 한국어학급 수혜 대상 학생 238명 중 84%가 몰려있는 지역이다. 한국어학급 대상학생은 흥무초 138명 연안초 6명, 계림중 29명, 선덕여중 21명, 선덕여고 6명 등 도내 전체 238명 중 200명의 학생이 경주에 몰려있다.

특히 흥무초는 도내에서 다문화학생이 가장 많고 학기 중 유입 학생도 많아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흥무초는 2019년 3월 기준으로 전체 학생 501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151명이 다문화학생으로 집계됐다. 또한 학기 중 유입되는 외국인 가정 및 중도 입국 자녀가 매년 30명이다. 또한 대부분 러시아 국적으로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흥무초는 현재 12개의 한국어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나 시설과 인력, 재원 등이 부족해 내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경주는 외국인 자녀와 중도입국 학생이 해마다 26%이상 증가하고 있어 향후 한국어교육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사가 기피하는 흥무초

흥무초에는 다문화학생과 외국인 자녀, 중도입국 자녀들이 증가하면서 교사들이 흥무초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다문화 업무로 인한 교사 내신 기피, 잦은 전보 등으로 교육의 질 또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흥무초 교사 등에 따르면 교사들 대부분이 1년 이상 근무하지 않고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흥무초가 다문화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돼 승진에 가점이 있지만 흥무초로 지원하는 교사들이 부족해 대부분 신규 교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교사 A 씨는 "다문화학생 비중이 30%라고 하지만 일부 학급은 50%를 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언어가 통하지 않고 교육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외국인 자녀, 중도입국 학생들이 언어 문제로 통제되지 않으면서 기존 국내 학생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교사들이 흥무초에 오래 머물지 않고 1년 만에 떠나고 지원자도 많지 않아 신규 교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한국어교육센터 등 한국어와 한국문화 집중교육을 위한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은 반대하는 한국어교육센터

전국 최초로 건립되는 (가칭)한국어교육센터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성건동 지역이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밀집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어교육센터까지 흥무초에 들어서면 외국인과 다문화가정 집중화가 가속된다는 것.

주민 B씨는 "교육청이 주민 동의나 공청회 없이 한국어교육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이와 관련된 사항을 이·통장 등 일부 주민에게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문화가정, 외국인 증가로 성건동 일대가 슬럼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어교육센터까지 건립되면 외국인 집중은 가속화 된다. 주민 동의없는 센터 건립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어교육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도교육청은 센터 건립에 따른 주민 반발은 있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이성태 장학사는 "센터 건립으로 외국인과 다문화 인구 집중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어 교육을 안 해서 생기는 문제가 집중화 문제보다 더 크다고 생각된다"면서 "현재 학교 단위에서 다문화학생과 외국인 자녀 교육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한국어교육센터가 건립되면 우선 흥무초 학생이 주 교육 대상이 되며 경주지역 전체 학생으로 확대돼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한국어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주 이외에 한국어교육센터 건립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며 "한국어교육센터가 다문화학생, 외국인 자녀 등이 지역사회에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주신문 (이필혁)에도 실렸습니다.
#전국 최초 한국어교육센터 흥무초 내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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