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패스트트랙 추인 과정에서 가장 힘겨웠던 순간을 털어놓고 있다.
남소연
"저 김관영의 이름으로 이룬 것이 무엇이 있었느냐 자문한다면, 저는 국회 특별활동비(특활비)의 사실상 폐지와 선거제도 개혁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 이 두 가지를 말할 것이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가장 잘한 점으로 꼽은 것도 패스트트랙, 아쉬운 점으로 꼽은 것도 패스트트랙이었다.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전북 군산, 재선) 얘기다.
앞서 선거제도 개편·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검경수사권조정안 등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의 '키맨'으로 꼽혔던 그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내대표직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관련기사:
악몽까지 꿨던 김관영의 확신 "다음 원내대표 누구라도 패스트트랙 번복 없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에서 '패스트트랙'이란 단어를 9번 언급했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같은 단어를 9번 반복했다. 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만 총 18번을 언급하며 강조한 것.
그는 이어 "패스트트랙을 통해 선거제 개혁의 첫발을 디뎠지만, 합의 처리에 비하면 훨씬 못한 것"이라며 "(향후) 지정된 안을 기본으로 하되, 자유한국당 입장도 반영해 합의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동반 사퇴하는 권은희 정책위의장도 함께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왼쪽에 앉은 권 정책위의장을 가리키며 "사보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사임된 두 의원(오신환·권은희 의원)과 다른 의원들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패스트트랙 지정을 처리하려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이던 두 의원을 사임시킨 데 대해 재차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로 나누어진 당내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신환·김성식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하는 등 차기 원내대표 또한 두 계파에서 한 명씩 후보를 냈다.(관련 기사:
바른미래당 원대 출사표 김성식·오신환... 손학규 놓고 조금 다른 목소리).
김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당내 갈등이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난 8일 의총에서 이 갈등을 마무리 짓고 내년 총선 때 바른미래당, 기호3번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결의를 모았다"고 '자강'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에도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패스트트랙으로 시작된 선거제·사법기관 개혁을 꼭 이뤄줄 것 ▲둘째, 한국정치에서 다당제가 유지·성장할 수 있게 제3당 가치를 지킬 것 ▲셋째, 당내 화합을 이룰 것 등이다. 그는 "제3당은 캐스팅보터(결정권자)지만, 잘못하면 특정 정당의 '2중대' 비판을 듣곤 한다"라며 "이념이나 당리당략이 아닌, 오로지 '민생'을 기준으로 (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김관영 "원내대표간 신뢰관계 중요한데... 나경원 아쉬워"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가 정상화하려면 (장외투쟁 중인)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할 명분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국정 운영의 최종책임은 항상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지게 돼 있다"라고 말해 민주당의 양보를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 오찬에서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들은 각 당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도 서로 만나서는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따라서 신뢰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라며 "그런 점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아쉽다. 우리끼리 한 농담을 마치 정색하고 한 얘기처럼 밖에다가 말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가 발언한 '김관영의 민주당 입당설'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15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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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김관영, '패스트트랙' 18번 언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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