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주재한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남소연
'리플리 증후군 :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뜻하는 용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서 열린 당대표 주재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봉준호 감독의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한 뒤 꺼낸 단어다.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감독과는 전혀 무관한 '리플리 증후군'이란 단어를 꺼낸 까닭은 하나였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한국영화 100년의 선물, 봉준호 감독이 가져다주셨다.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꺼낸다"면서 그런데 칸 영화제 소식 중 흥미로운 것은 (배우) 알랭 드롱이 7번째 실패 끝에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알랭 드롱이 데뷔한 영화가 <태양은 가득히>다. 거기서 알랭 드롱이 맡은 역할이 거짓말을 하면서 스스로 거짓말을 진실로 믿는 '톰 리플리'인데 그걸로 인해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론은 곧장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그걸 보면서 딱 생각한 게 문재인 정부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 좋아지고 있다'고 계속 (거짓말)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계속 거짓말 하는 것을 보면서 '리플리 증후군'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즉, 문재인 정부가 '경제 실패'를 인정 않는 이유가 '리플리 증후군'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비꼰 셈이다.
"패스트트랙 철회가 국회 정상화의 기본 원칙"
'문재인 정부는 리플리 증후군'이란 독설만큼 국회 정상화에 대한 입장도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국회가 파탄난 원인에는 청와대와 여당이 있다. 누차 말했지만 선거법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부분에 대해 헌법수호세력으로서 당연히 맞설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꽉 막힌 정국에서 한국당은 누차 정상화를 위해 많은 제안을 했고, 양보했다"면서 "정국의 원인인 패스트트랙을 풀자는 제안 속에서 여러가지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국회 정상화의 전제 조건임을 밝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