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 <황교안 총리시절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을까> 기사 캡처
머니투데이 누리집
"이처럼 경제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확립된 지표로 연간 시계열을 분석해야 한다. 황 대표가 '문 정부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나?'라고 비판하지만, 경제지표를 제대로 비교하면 문 정부의 경제 수준이 황 총리 시절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 대표가 특정 기간이나 왜곡된 지표를 근거로 현재 경제상황을 경제폭망, 고용참사라고 비난했지만 제대로 팩트체크를 해보면 사실과 크게 벗어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0일자에 나온 <머니투데이>의 '황교안 총리시절 2년, 국민의 삶이 나아졌을까' 칼럼의 결론이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 2년 경제지표와 황교안 총리 시절 2년의 지표를 직접 비교했다.
원래 숫자는, 지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근소한 차이지만 고용률과 OECD 기준 고용률·청년고용률 모두 문재인 대통령 시절이 더 높았다. 실업률 면에서도 '지옥' 운운한 황 대표의 주장과는 사뭇 달랐다. 이 지표들은 연간 기준으로, 통계청과 한국은행 발표 자료가 인용됐다. 김 이코노미스트가 풀어 놓은 지표는 이랬다.
"실업률은 황 총리 시절보다 문 정부 때 더 높으나 악화되는 추세가 덜했고 청년실업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 총리 시절인 2016년 실업률이 3.7%로 2014년보다 0.2%p 증가, 청년실업률은 9.8%로 0.8%p 크게 증가했으나, 문 정부 들어와서는 2018년 실업률이 3.8%로 2016년보다 0.1%p 증가에 불과했고 청년실업률은 9.5%로 0.3%p 감소했다."
어딜 봐도 '최악'이라거나 '회복 불능의 길'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또 "경제성장률은 황 총리 시절 평균 2.85%에서 문 정부 때 평균 2.90%로 근소하게 높아졌다"며 "경제성장률은 6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낮아지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 4.5%에서 이명박 정부 3.2%로 크게 하락한 이후 완만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러한 팩트체크는 황 대표가 '민생투쟁'에 나섰던 5월 내내 계속되고 있었다. 앞선 18일 <머니투데이>에 게재된 최성근 이코노미스트의 '보수언론의 경제지표 비판, 부실한 팩트체크' 역시 위와 일맥상통하는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 부문 성과와 과제' 내용과 지표를 보수언론이 반박한 '팩트체크'들에 대해 이렇게 혹평했다.
"언론이 팩트체크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내놓은 경제지표를 분석하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팩트를 체크하려면 정확하고 제대로 해야지 자의적으로 하게 되면 오히려 언론의 신뢰도마저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다."
최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수출규모, 물가상승률, 소비자지수 심리 등 각종 지표를 팩트체크한 보수언론이 왜곡된 분석을 내놨거나 기준 자체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두 경제 전문가의 분석을 근거로, 일부 누리꾼은 "<머니투데이>도 좌파냐?"며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작된 주장도 난무했다. 일베 등에서 떠돌기도 했던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물가가 세계 1위로 올라섰다"는 주장이다. 이는 <조선일보>의 '뉴욕·런던의 1.4배... 무서운 서울물가' 기사 속 식료품값 표 이미지를 짜깁기한 것이었다. 지난 13일 KBS <팩트체크K>가 확인한 조작의 전말은 이랬다. <팩트체크K>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높은 건 맞지만, 가짜뉴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 서울과 뉴욕, 도쿄, 런던 대형 상점의 주요 식료품값을 자체적으로 비교한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서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18종에 더해 대중적인 물가 비교 지표로 쓰이는 맥도날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를 포함, 총 20개 품목의 가격을 다뤘다. 결론은 20개 품목을 구매하는 데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인용한 게시 글에선 이 결과가 어느새 '세계 1위'로 둔갑했다.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도시들을 누르고 서울이 세계 물가 1위의 도시에 등극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빠진 채 표 이미지만 짜깁기돼 있어 마치 서울의 물가가 세계 1위인 것처럼 보인다. 원 기사 말미에 경제 분석기관의 물가 지표를 인용, 서울의 물가지수는 세계 7위라 명시한 부분이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잘라내 편집한 것이다."
그 지옥은 누가 만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