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수도검침원이 개에 물려 입은 상처.
민주노총 일반노조
"같은 일을 하는데 개한테 물리지 않은 사람이 없고, 계량기 쪽에서 뱀이나 쥐, 바퀴벌레가 나와 놀랄 때가 많다. 넘어져 다친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보험 혜택도 없이 자비로 치료하고 있다."
수도검침원 이야기다. 경남 진주시에서 수도검침 업무를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갖가지 사례를 털어놓으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수도검침원은 진주시 상하수도사업소와 '계량기 검침업무 위탁계약'을 1년 단위로 맺고 일한다. 이들은 계량기 점검과 검침표 작성·제출, 고지서 송달, 계량기 정상회전 유무와 누수 등 확인 등의 업무를 한다.
수도검침원들은 그 대가로 수당(개당 750원)과 통신비, 식비 등을 받고 있다.
최근 진주시 수도검침원 ㄱ씨가 개에 쫓겨 넘어져 큰 부상을 입고 입원치료하는 일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경남)일반노동조합에 가입해 있는 수도검침원들은 이번 기회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ㄱ씨는 지난 16일 오전 진주시 집현면 한 공업사에 수도검침하러 나갔다가 개에 쫓기다 쓰러져 요추 2번(척추골절)이 부러졌다. 현재 그는 병상에 누워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으며 끼니는 죽으로 해결하고 있다.
수도검침원들이 다치는 사례는 잦은데 특히 개에 물리거나 쫓기기는 비일비재하다. 일반노조는 "진주의 수도검침원 31명 가운데 개에 물리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정도"라고 했다.
ㄴ씨는 지난 15일 집현면 가정집에 수도검침하러 갔다가 개에 물렸다. 마침 그는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는 개한테 종아리를 물려 이빨자국 2개가 생겼고, 바지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ㄴ씨는 "개가 안쪽에 있다가 나와서 저의 뒤쪽으로 달려들었다. 수도검침원들이 하도 개한테 많이 당하기에 다들 행동이 민첩하고 저도 그런 편이라 생각했다"며 "그날 헐렁한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개한테 종아리가 물려 이빨자국 2개가 생겼고, 바지가 많이 찢어졌다"고 했다.
ㄴ씨는 병원에 가서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그는 "개에 물려 온 몸에 피멍이 든 사람들도 있다"며 "10번 이상 개에 물린 사람도 있고, 한번도 물려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검침하다 다치기도 일쑤다. ㄴ씨도 지난해 3월 30일, 높은 곳에 있었던 계량기를 보러갔다가 낙상사고를 당했다. '쿵'하는 소리에 마을 사람들이 나올 정도였다.
ㄴ씨는 머리는 이상이 없었지만 허리를 많이 다쳤고, 지금도 통증이 심해 복대를 하고 다닌다. 그는 "2미터 정도 되는 높이에서 떨어졌다"며 "요추 골절로 한 달간 입원하기도 했고, 지금도 아프다"고 했다.
치료는 자비 부담 ... 1개월 이상 근무 못하면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