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속도로 위에 공공주택 지어 서울 집값 잡는다

북부간선도로 500m 구간에 인공대지 만들어 주거·여가·일자리 결합한 '컴팩트시티' 조성

등록 2019.08.05 10:34수정 2019.08.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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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북부간선도로 인공대지 프로젝트의 상상도
서울 북부간선도로 인공대지 프로젝트의 상상도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주택난 해소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의 밑그림을 5일 공개했다. 고속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하고, 다시 그 위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컴팩트시티'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아래 SH공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랑구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약 500m 구간 위에 조성될 컴팩트시티에 대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구간은 서울 동북권과 구리·남양주 등 수도권 신도시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구리-포천고속도로, 북부간선도로, 서울외곽고속도로 등 광역도로망이 형성되어 있는 서울외곽 경계지역의 지리적 요충지다.

서울시는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 중심의 공공주택(청신호 주택) 1000호와 공원, 보육시설, 업무·상업시설, 도시농업시설 등을 집약해 자족 기능이 확보된 '컴팩트시티'를 만들 계획이다. 북부간선도로로 막혀있는 6호선 신내역과 신내3지구는 공중보행길로 연결되고, 창고와 저층주택으로 쓰이는 북부간선도로 옆 부지는 청년창업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도로 위 도시'라는 점에서 인공대지 프로젝트에는 소음과 진동, 미세먼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서울시는 소음‧진동과 관련해서는 터널 내에 흡음판, 차량진동 차단‧저감장치 등을 설치하고, 소음차폐형 구조를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공사기간 중에 일어날 소음, 분진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중 환경관리계획'도 수립한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의 간소화를 위해 해당 사업지 총 74675㎡를 '신내4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교통영향평가 등 건축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해 받을 방침이다.


서울시는 공공주택지구 지정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공람(8.05~8.19) 등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연내 지구지정을 마무리하고, 10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하반기 착공해 2025년 입주를 한다는 목표다.

인공대지 프로젝트는 프랑스시가 2014년부터 추진하는 도시공간 혁신 프로젝트 '레엥방테 파리'(Réinventer Paris)와 1981년 독일 베를린 근교 아우토반 위에 조성된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 등을 벤치마킹했다.
 
 1981년 독일 베를린 근교 아우토반 위에 조성된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의 모습
1981년 독일 베를린 근교 아우토반 위에 조성된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의 모습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서울주택공급혁신5대 방안'에 포함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킨 결과물이다.


2016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전해줬다.

"작년 10월 베를린자유대학 방문학자로 독일에서 7개월 정도 지내고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슐랑켄바더 슈트라세'가 내가 살던 곳 근처에 있었다. 도시혁신을 위해 '이런 아이디어도 있구나' 싶어서 박 시장에게 알려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음 먹은 지 3일 후 서울시 발표에 내가 알려주려던 내용이 들어있더라. 진작부터 이걸 하려고 사전답사까지 한 모양인데, 박 시장의 순발력은 인정해줘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취임 후 6년 간 총 13만 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다. 단순히 물량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모델을 다양하게 도입해 도시의 입체적 발전까지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북부간선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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