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 공동위원장이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 있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특조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조위에 피해자 소통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시연
가습기넷은 9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검찰이 밝혀낸 식사 접대만 여섯 차례로 금액만으로도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특조위원이 가해기업인 애경 측과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부터가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가습기넷은 "'식사비용을 내가 낸 적도 있다'는 양 위원 해명은 특조위 상임위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가해기업 애경 측의 로비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뿐"이라며 "애경 측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무슨 청탁을 받았는지 양 위원은 거짓 없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경기 광명시갑 후보로 출마하고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까지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사참위 상임위원 임명 당시부터 전문성을 우려하는 피해자들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7월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가습기살균제 사태 재수사로 기소한 책임자 34명 가운데는 애경산업, SK케미칼 등 가해 기업 관계자들 뿐 아니라, 애경 직원에게 향응과 금품을 받고 기밀 자료를 전달하고 증거인멸을 도운 환경부 서기관 최아무개씨와, 사참위 소환 조사를 무마해주겠다며 업자에게 수천만 원을 받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양아무개씨도 포함돼 있었다.(관련기사 :
"가습기살균제,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 부실" http://omn.kr/1k4y3)
양 위원은 이번에 구속 기소된 양 전 보좌관을 만났던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양 위원은 이날 "보좌관 모임 등에서 양 전 보좌관을 만난 적은 있지만 친구가 애경 임원이라 이 문제에 관심있다는 얘기만 들었고, 애경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접대나 청탁을 받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위해 가해기업이나 로비스트를 만났다는 양순필 위원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피해자 지원 업무를 맡은 환경부와 사참위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가습기넷은 "이런 상황을 마주한 피해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면서 "과연 참사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 가해기업들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피해 지원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가습기넷은 검찰에 양 위원의 위법 행위뿐 아니라 가해기업들의 불법 로비 전반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기 특조위에선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이 세월호 조사 활동 방해 논란
사참위는 위원장 외에 상임위원 4명, 비상임위원 4명 등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모두 국회에서 추천한다. 이가운데 상임위원 2명, 비상임위원 2명은 야당 몫인데, 자유한국당은 황전원 상임위원과 홍성필 비상임위원 외에 최근 김기수 변호사를 추천했고, 옛 국민의당은 양순필 상임위원을 추천했다.
야당 추천 위원들이 논란을 빚고 있는 사참위와 달리 박근혜 정부에서 활동한 1기 특조위(세월호참사특조위)에서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한 위원들이 특조위 조사 활동을 방해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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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이어 양순필... 야당 추천 인사에 발목 잡힌 사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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