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방은 제가 치워요" 창원시의원들이 안내문 붙인 이유

청소노동자 여름휴가 보내기 위해 안내문 붙여... 창원시, 하루씩 휴가 가도록 조치

등록 2019.08.15 21:04수정 2019.08.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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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은정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한은정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 윤성효

  
a  정순욱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정순욱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 윤성효

 
"ㅇㅇㅇ 의원입니다. 8월 12일부터 31일까지 제 방은 제가 치우겠습니다. 너무 더운 날씨 건강하게 휴식하시며 지내십시오."

창원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사무실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다. 한은정·문순규·이종화·정순욱·이우완·전홍표·지상록 의원 등 7명이 15일까지 문 앞에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의원들이 자기 방을 이 기간 동안 직접 청소하겠다며 나선 이유는 청소 노동자들이 여름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창원시청과 창원시의회 건물 청소를 맡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16명이다. 청소 업무는 용역업체가 맡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소속이다.

공무원과 시의원들은 여름휴가를 가더라도 청소노동자들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용역업체가 노동자들의 여름휴가를 유급으로 할 수 없는 처지인데다, 형평성 문제 등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의회 본청 건물 청소를 맡은 노동자만 3명이다. 의회 청소를 하는 노동자들은 해마다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이같은 이야기를 들은 의원들이 나서서 '청소 노동자 휴가 보내주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은정 의원은 "여러 사정으로 청소노동자들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료 의원들한테 이야기를 해서 안내문을 붙이게 되었다"며 "청소해야 하는 의원실 몇 개만 줄여도 청소노동자들이 돌아가며 휴가를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창원시는 청소노동자들이 원하는 날짜에 하루씩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 청소노동자는 "의회 건물 청소를 올해로 7년째 하고 있다. 하루이기는 하지만 여름휴가를 가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a  문순규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문순규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 윤성효

  
a  이종화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이종화 창원시의원 문 앞에 붙어 있는 안내문. ⓒ 윤성효

#창원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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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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