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에서 3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발전소 위험 외주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희훈
현장에는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박아무개씨가 참석해 발언했다.
"이미 대통령께 간곡히 말씀드렸다. 정규직 안 해도 좋으니까 제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지만 발전소 노동자들은 그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정말 몰랐다. 이런 현장에서 더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
특조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근무하는 발전소에는 결정형 유리규산 등 1급 발암물질이 매우 높은 농도로 검출된 것으로 나왔다. 탄광 노동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이번 특조위 결과 보고서를 보니 저희 폐 기능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하더라. 이런 상황 탓에 우리는 작년에도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외쳐야 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직접고용까지도 아니다. 직접고용이 되려면 먼저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사람으로 대우 받을 수 있도록 죽음의 외주화 현장을 바꿔달라. (이게) 5600명 노동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절박한 목소리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특조위가 낸 결과의 요지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이 '구조적 살인'이었다는 것이다"라며 "즉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참사가 일어났다는 걸 입증한 건데, 구조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어 "구조, 이 죽음의 사슬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라며 "(대책 없이) 시간 끄는 사이에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 발전소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직고용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획기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특조위가 낸 결과에 대해 이낙연 총리가 이례적으로 언급을 했다. 최선을 다해 조사 결과를 이행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특조위가 낸 결과를 제대로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앞에서는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게 비일비재 하다"며 "그러니 이 문제를 책임있게 짚어나가면서 진실이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용균의 죽음을 끝으로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 잡고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지키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이제 그 책임을 다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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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폐기능 저하... 죽지 않고 일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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