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리 농민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를 톤백에 채우고 있다.
<무한정보> 김수로
삽교 방아리 김홍근(53)씨 논. 이 일대는 삼광종자벼 재배단지로, 수확한 벼는 모두 아산시 국립종자원으로 간다.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한다는 이곳도 태풍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김씨는 "태풍을 맞은 벼는 쭉정이가 생기기 십상이다. 겉보기는 멀쩡해도 수확량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벼 베기가 시작됐지만 공공비축미를 매입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은 한산했다. 예년보다 도복피해를 입은 벼가 많아 수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오후 톤백 하나에 벼를 싣고 예산읍 관작리 예산라이스법인RPC를 찾은 한을식(65)씨는 "16일부터 추수를 시작했는데 태풍피해 때문에 쌀이 그전만큼 안 나온다. 작년엔 200평당 네 가마 반 정도 나왔는데, 올해는 세 가마 조금 넘는다. 25%정도 줄었다"고 토로했다.
산물벼를 매입하는 3개 RPC가운데 하나인 예산라이스법인 관계자는 "14일부터 매입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진 농민들이 도복한 벼이삭을 주로 가져왔다. 수발아한 것 외에는 피해 정도를 보고 최대한으로 수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복한 벼를 먼저 베는 건 통상적인 순서다. 넘어져 땅에 닿은 낟알에 싹이 트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RPC도 한산… 특등급 안 나와
이 관계자는 "1등급이 많긴 하지만 특등급은 거의 없다. 예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특등·1등급 비율이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도복피해로 미질까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어스름이 깔리는 들판에서 수확한 벼를 싣고 떠나는 트랙터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가을철 농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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