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호 라이 홍콩 민간인권진선 부의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홍콩 민주주의 지지 집회'에 참석해 행진을 하고 있다. 이 집회에는 국내 거주하는 홍콩인들과 지지하는 한국인들이 참석했다.
이희훈
<오마이뉴스>는 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 인근에서 그를 만났다. 이날은 그가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홍대 한복판에서 진행된 '한국-홍콩 민주주의 공동행동' 집회에 발언자로 참가한 날이다.
본인의 일정에 앞서 한국의 대집회를 보고 싶었다던 라이 부의장. 집회를 본 그는 "(한국의 시위는) 항상 다양한 모습이지만, 모두 평화적"이라며 현재 홍콩 시위의 양상을 덧붙였다. 경찰의 잇따른 폭력진압으로 인해 시민들 또한 이전처럼 평화적인 대응을 하기 어렵다는 것. 그는 앞서 언급한 대학생 차우 씨의 사망 현장을 예로 들었다.
"차우 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명백한 사실 몇 가지는 있다. 첫 번째, 경찰이 구급차의 진입을 방해한 것이다. 사고 직후, 경찰이 차우 씨를 치료하려 한 구급차의 진입을 막았다. 즉, 차우 씨의 골든타임을 경찰이 앗아간 셈이다.
시민들은 경찰이 차우 씨의 죽음과 관련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 대변인의 발언이 일관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대변인은 차우 씨 부상 직후(새벽 1시 전), 그 부근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뒤이어 바로 말을 번복했다. 사람들은 대변인의 입장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것을 근거로 경찰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더 이상 경찰의 말을 믿지 않는다."
홍콩 경찰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풋얏팅 홍콩 동구룡 경찰서장은 지난 9일 시위대의 주장이 "잘못된 소문"이라며 "이런 잘못된 소문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차우씨 사망 다음날(8일) 저녁, 홍콩 거리 곳곳에서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추도식마저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강제해산 당했다.
"어제(8일) 저녁에 거리 곳곳에서 차우 씨에 대한 추도식이 열렸다. 그런데 일부 경찰들은 이런 추도식마저 강제 해산시켜 버렸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최루탄도 사용했다. 추도식에 참여한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이 체포해서 잡아가기도 했다. 또, 일부 경찰은 차우 씨 추모 집회에 참석한 홍콩 시민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축하한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폭력과, 과도한 인신공격적 발언까지 듣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 시민들은 가해를 한 경찰을 특정할 수 없다. 경찰들이 그들의 얼굴도, 옷에 달린 번호마저 모두 가린 채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어떤 폭력적인 행위를 해도 이들을 제재할 수가 없다. 이런 상태서, 정부는 지난달부터 시민에 한해서 복면금지법을 통과시킨 상태다."
"우리는 정부도, 경찰도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