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철거민들강제집행 예정 건물 옥상에서 철거민들이 확성기를 설치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용역에게 '다기오지 말라'라며 절규섞인 말을 했다.
주하은
많은 수의 용역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철거민들이 거주하는 집들은 하나둘 강제 집행되었다. 그렇게 현재 미아 3구역에서 남은 건물은 단 세 채. 11월 16일 조합 측 용역은 이 세 집 중 하나를 철거하기 위해 하나둘 모여들었다. 빗속에 대치 상황은 이어졌고 약 5시간 후 용역이 철수함으로써 이날의 갈등은 마무리되었다.
당일만 해도 두 번째 대치였다. 조합 측 용역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법적으로 철거가 불가능한 시간임에도 새벽 4시경 해당 건물을 불법적으로 철거하려고 시도했다가 철거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개발 사업을 위한 강제 집행은 계속되었다.
개발 반대하지 않는 철거민들, 그들이 바라는 개발은
철거민들은 왜 이곳에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을까?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철대위 강양선 위원장은 자신은 재개발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제대로 된 대책이 없이 쫓겨난다면 생존이 당장 위협받기에 물러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철거민들에 따르면 실제로 가옥 소유자에게 제안된 금액은 원래 집값의 절반 수준이다. 재개발 진행 기간 과정에서 집값은 더 올라 법적 보상액으로 인근에 주택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철거민들은 현재의 철거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선 대책 후 철거와 순환식 개발을 주장한다. 이는 철거민의 생존권과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이 세워진 후에 철거를 진행하고, 철거민들의 임시 거처를 인근에 마련하여 재개발 기간 이들의 주거를 보장하는 방식의 개발이다. 이들의 두 가지 제안은 하나의 요구로 수렴한다. 단지 개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생활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갑자기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게 된 이들에게, 고향과도 같은 미아 3구역에 자신의 몸을 뉠 곳이라고는 강제집행 예정이었던 그 건물밖에 남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라도 생존하기 위해, 그들은 매일 전쟁을 치른다.
박원순 시장이 바랐던 새로운 강북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거주민이 추운 겨울 집을 빼앗겨 거리로 나앉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그가 그린 강북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철대위와 조합의 신속한 합의와 철거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시·구청 역할이 절실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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