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가 동사무소에 11만원 든 돼지저금통 놓고간 사연

울산 중구 복산1동 곽상금씨 "1년 전 약속 지켜 뿌듯"

등록 2020.01.09 17:40수정 2020.01.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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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의 한 공무원 책상에 주민이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는 동전 11만원이 들어 있었다
울산 중구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의 한 공무원 책상에 주민이 놓고 간 돼지저금통에는 동전 11만원이 들어 있었다울산 중구청
 
지난 8일 오전, 지역의 50대 주부가 울산 중구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의 한 공무원 책상에 돼지저금통을 놓고 갔다.

돼지저금통에는 50원짜리 2개와 100원짜리 동전 44개, 500원짜리 동전 211개 등 모두 11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이 여성이 1년 동안 모아온 것인데 그는 "약속을 지켰다"고 했고, 행정복지센터측은 주민의 고마음을 알리고자 했다.  

1년간 동전 모은 50대 주부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

울산 중구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는 매년 이맘때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복산1동 신년인사회'를 연다고 한다.

이날 돼지저금통을 책상에 놓고 간 이는 복산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한국무용반'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 주민 곽상금씨. 그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돼지저금통을 놓고 사라졌다. 

곽씨는 동 직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 복산1동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은 만큼, 적은 액수지만 이들을 돕는데 잘 사용해 달라"고 전했다.

복산1동에 따르면 1년 전인 2019년 1월 10일, 역시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곽상금씨는 그날 센터측이 마련한 소망나눔 소원지를 작성해 냈는데 마침 추첨을 통해 소원지가 뽑혔다. 선물로는 작은 돼지저금통을 받았다.
  
당시 그는 수상 소감으로 "내년 신년인사회까지 이 저금통을 가득 채워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고, 결국 이를 지킨 것이다.


김형철 울산 중구 복산1동장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그냥 잊고 넘길 수 있는 1년 전 약속을 지키고자 꾸준히 잔돈을 모아 전달해 준 곽상금 씨의 따뜻한 마음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면서 "받은 성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곽씨는 평소에도 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개설된 '한국무용반'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재까지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평소 무용반 회원들과 함께 중구 지역의 요양병원에서 재능봉사로 무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회원들과 함께 십시일반 모금해 2017년과 2018년 백미 150만 원 상당과 100만 원 상당을 동 행정복지센터로 전달하는 등 어려운 이웃 돕고 있다.
#울산 복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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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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